◆ 원유 가격 전쟁이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사이에서 불거진 유가 인하 경쟁을 일컫는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원유 수요의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 논의마저 틀어졌다. 이에 따라 무분별한 증산에 대한 공포가 커졌고, 지난 9일(현지시간) 국제 유가는 30%대로 폭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 사우디는 4월 선적분 원유의 수출 단가를 전격 인하했다. 이는 추가 감산을 반대하는 러시아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됐다.

사우디는 또 산유량을 하루평균 1천만 배럴 이상 등으로 늘리겠다 밝혔다. 일부 관계자는 산유량을 하루평균 1천200만 배럴로 올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충격 요법을 통해 러시아를 다시 감산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사우디의 재정 구조 등을 고려하면 유가 폭락을 감내하지 못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반면 사우디와 러시아가 유가 폭락을 감내하고서라도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이른바 '치킨게임'에 돌입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셰일업체를 고사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사우디가 약 20년 만에 가장 공격적으로 원유 수출 가격을 내리면서 원유 가격 전쟁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큰 폭 줄어든 상황에서 이런 전쟁의 예후는 과거 비슷한 전쟁이 있었던 2014년 11월보다 훨씬 더 끔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경제부 권용욱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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