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정윤교 기자 =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주체들이 오는 27일 주주총회 이후를 대비하려는 움직임에 나서면서 양측의 지분율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로 알려진 카카오가 최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자 지분 매도에 나선 반면, 사모펀드 KCGI와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은 오히려 지분 매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GI와 반도건설은 지난주에만 한진칼 지분을 1.5%포인트(p)가량 늘린 것으로 전해진다.

먼저 KCGI가 지난 12일 한진칼 주식 33만주(약 0.58%)를 매입한 데 이어, 다음날인 13일에는 반도건설도 39만주(약 0.66%)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의 매매동향을 보더라도 종금으로 분류된 매수 주체는 지난 12일 한진칼 지분 33만5천주를 매입했으며, 13일에는 기타법인으로 분류된 주체가 39만5천429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지분을 파는 동시에 3자 주주연합은 지분을 더 사고 있는 상황으로 안다"며 "매매동향이 순매수로 집계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3자 주주연합은 표시된 수치보다 지분을 더 늘린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6.49%)과 KCGI(17.68%), 반도건설(13.3%)은 올해 들어서도 지분을 5% 이상 늘리며 총 37.63%의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다만, 지난주 증가분을 고려하면 3자 주주연합의 지분율은 이미 38% 이상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여기에 2.21%를 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을 백기사로 볼 경우 3자 주주연합의 총 우호지분은 40%를 넘긴 것으로 관측된다.

3자 주주연합이 추가 매입을 준비하고 있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KCGI가 한진칼 지분 매입을 위한 추가 펀드를 조성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재계 안팎에서는 반도건설도 기업결합신고 직전인 14.99%까지 지분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3자 주주연합의 지분율은 추가로 2%가량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는 델타항공이 최근 지분율을 14.9%로 늘리며 '조원태 체제'에 힘을 실어준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며 "반도건설의 경우 지분을 추가로 사 다시 2대주주에 오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CGI와 반도건설은 오는 19~20일 지분 변동 내역을 공시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올해 초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해 지분을 100만주 이상으로 늘렸던 카카오의 경우 2월부터 지속적으로 지분을 처분하며 최근 지분을 20만주대로 낮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2% 수준에 육박했던 지분을 1% 이상 처분해 지분율을 0.5% 이하까지 낮춘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여러 비핵심자산을 매각한 것은 맞다"며 "세부 매각내역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입장이 변화할 가능성이 커진 점은 조원태 회장에게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조 회장 측은 총수 일가(22.45%)와 델타항공(14.9%),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조합(3.8%) 등 총 41.1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사업적 제휴 관계로 얽힌 카카오(2%)와 한일시멘트(0.4%), GS칼텍스(0.25%)의 지분까지 합치면 우호지분은 총 43.80% 수준이었다.

다만, 카카오의 지분 변동을 고려할 경우 조 회장 측의 총 우호지분은 다시 42%대로 다시 낮아진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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