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제로 근처까지 인하했지만, 유동성 투입이 바이러스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한 해법이 아니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연준은 15일(이하 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제로 수준으로 인하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재와 같은 최저 수준인 0.0%~0.25%로 인하한 것은 2008년 12월 16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였다.

이후 2015년 12월 회의까지 7년간 연준의 기준금리는 제로 수준에 묶여 있었다.

연준은 코로나바이러스 우려에 미국 경제가 크게 악화할 위험이 커지자 선제적이며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

한 달도 안돼 기준 금리 인하폭은 150bp에 달했다. 연준은 금융위기 당시 단행한 양적 완화 프로그램도 재개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일단 부정적이다.

배런스에 따르면 냇얼라이언스 증권의 앤드루 브래너는 "시장이 워싱턴DC에 연준의 금리 인하가 충분하지 않다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투입에 더해 의회와 정부의 재정정책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 하원은 지난 14일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패키지 지원법안을 통과시켰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필요한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며 이제 9이닝 중의 2이닝에 온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필요한 무엇이든 의회로부터 얻어낼 것이라며 "미국 경제와 근로자들이 이번 상황을 극복하도록 무엇이든 필요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건 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의료 비상사태에 대응한 의회의 패키지는 "좋은 시작"이라면서도 "우리는 분명 훨씬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리세션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크며 이러한 상황에서 몇달대에 소비를 늘리고 고용이 지속하도록 총수요를 촉진할 조처를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미국으로의 관광은 바이러스 확산으로 급감했다.

투어리즘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오는 관광은 2월 기준 전년 대비 26% 줄어들었다. 미국으로 오는 전체 외국인 여행객 수는 올해 15%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01년 9.11테러 직후에 나타난 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JP모건 체이스는 미국의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연율로 마이너스 2%, 2분기 마이너스 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도 1분기 GDP 성장률이 제로로 떨어지고, 2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5.0%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나서 재정 부양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아시아 시장이 개장하기도 전에 연준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경제 활동을 떠받치고 금융 시스템을 유지하게 하고, 가계와 기업에 신용을 제공하는 등 가진 모든 위기 전술안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시장은 연준의 도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윈 리조트는 라스베이거스 리조트를 2주간 폐쇄할 예정이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향후 8주간 50명 이상 모이는 행사는 취소 혹은 연기해달라고 권고했다. 소비자들은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많은 기업은 현금 흐름이 제로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도움이 없으면 기업들은 파산하고 사람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연준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 때문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타격을 입은 기업과 산업에 손을 뻗칠 수 있는 것은 재정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미셸 마이어 이코노미스트는 배런스에 "적절한 정책 대응이 공조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재정정책 측면에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무부가 재정적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라며 "다만 이것이 미국 경제의 둔화를 막을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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