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연기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장 '쇼크' 상황에서도 국내 주식과 국내 채권을 동시에 사들이고 있다.

국내 채권을 매수해 안전자산에 투자함과 동시에, 주가 급락 시 국내 주식을 사들여 추가 이익을 거두려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들어 국내 채권을 약 1조1천141억원 순매수했다.

국채를 7천167억원, 공사채를 3천293억원, 회사채를 3천538억원 사들였다.

연기금은 국내 채권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 시장에서도 매수 움직임을 보였다.

연기금은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 주식을 1조7천억원이 넘게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코스피 2,000선이 붕괴한 이달 9일 코스피 주식을 약 3천932억원 순매수했고, 1,800선 밑으로 떨어진 13일에는 하루에 약 5천729억원의 코스피 주식을 사들였다.

연기금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중앙은행들의 통화 완화 정책과 위험자산 회피 등으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자 채권을 매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하고 양적완화(QE)에 착수했다. 연준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 등 각국 중앙은행도 적극적인 돈 풀기에 동참 중이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내리며 국내 기준금리가 처음으로 0%대 영역으로 들어섰다. 국내 국채 3년물 금리는 올해 초 1.4%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대 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안전자산으로의 도피 심리 속에서 국내 주식 시장은 폭락을 이어가고 있으나, 연기금은 꾸준하게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장기투자 관점에서 여유자금을 이용해 주식을 사들여 시장 변동성 하에서 초과수익을 내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은 주가 하락 시 평가이익 감소로 포트폴리오 중 주식 비중이 줄어드는데, 주식 비중이 감소하면 목표 비중을 달성하기 위해 주식을 매수하게 된다.

연기금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시장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으나,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공조를 통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kph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3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