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6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부양책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가 지속하면서 폭락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12일 이후 2거래일 만에 1987년의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률을 다시 갈아치웠다.

뉴욕 증시에서는 개장 직후에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또다시 발동됐다. 지난주 두 차례에 이어 이달 들어 세 번째다.

미 국채 가격은 연준의 제로 금리, 양적완화(QE) 결정에 큰 폭 상승했고 달러 가치는 연준의 전격적인 제로 금리, 달러 유동성 개선 조치 결정에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에 엔은 급등했다.

뉴욕 유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 산유국 증산 경쟁 지속 우려로 9% 이상 폭락했다.

연준은 주말 긴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 금리를 제로(0~0.25%)로 100베이시스포인트(bp) 전격 인하했다. 또 7천억 달러 규모 양적완화(QE)도 발표했다.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은 달러 스와프 금리를 25bp 내려 달러 유동성 공급을 돕기로 했다.

과거 금융위기 당시 수준의 처방을 쏟아낸 셈이다.

연준은 이날 오후 하루짜리(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운영을 5천억달러 한도로 긴급 실시한다고 밝히는 등 유동성 확대 조치를 이어갔다.

백악관은 이날 홈 스쿨링 강화 및 외식과 10인 이상 모임 지양 등의 권고안을 담은 코로나19 확산 둔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가 7월 혹은 8월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언급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전국적인 수준의 봉쇄 정책은 고려하지 않지만, 일부 지역에 대한 봉쇄는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3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 12.9에서 -21.5로 폭락했다고 발표했다.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 예상 3.5도 큰 폭 하회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집에 머물라며 사실상 이동금지 명령을 내렸다.

캐나다는 자국 시민과 미국 시민 등을 제외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럽 각국에 대한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할 것을 제안했다. 해당 제안은 다음 날 EU 정상 간 화상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프랑스와 미국 뉴욕주 등에서는 음식점 영업 제한 조치가 발표되는 등 전 세계 경제 활동이 얼어붙고 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97.10포인트(12.93%) 폭락한 20,188.5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4.89포인트(11.98%) 추락한 2,386.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70.28포인트(12.32%) 폭락한 6,904.59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12일 이후 2거래일 만에 1987년의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률을 다시 갈아치웠다.

뉴욕 증시에서는 또 개장 직후에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또다시 발동됐다. 지난주 두 차례에 이어 이달 들어 세 번째다.

시장은 연준 등 주요 정책 당국의 부양책과 코로나19 확산 충격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연준을 비롯해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공격적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코로나 19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 우려를 달래지는 못했다.

일각에서는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 탄환이 소진된 점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활동 혼란 소식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여러 불안 요인에 큰 폭 하락하던 주요 지수는 장 후반에는 낙폭을 더 키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가 8월까지로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점이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급속히 악화한 점도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3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 12.9에서 -21.5로 폭락했다고 발표했다.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 예상 3.5도 큰 폭 하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뉴욕 지역 제조업체 심리가 예상보다 훨씬 악화한 셈이다.

국제 유가도 이날 재차 폭락해, 서부텍사스원유(WTI)가 배럴당 30달러 선을 하회하는 등 위험자산 시장 전반이 불안했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 가격도 2%가량 하락했다. 금융시장 전체가 불안한 가운데 현금 확보를 위해 금도 팔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3.91% 폭락했다. 금융주도 13.99% 내렸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려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는 수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놨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시장 전략가는 "부양책은 바이러스의 경제 활동 영향에 따른 경기 둔화에 완충 장치를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이는 긍정적이긴 하지만 시장은 바이러스에 좌우되고 있으며, 바이러스 억제 정책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인지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2.99% 폭등한 82.69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 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2.4bp 급락한 0.722%를 기록했다. 2009년 3월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가장 컸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2.4bp 내린 0.360%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2.2bp 떨어진 1.319%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6.2bp에서 이날 36.2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의 제로 금리라는 긴급 조치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가져올 경기침체 공포가 가시지 않아 투자자들은 미 국채로 몰렸다.

연준은 일요일 오후 긴급회의를 갖고 기준 금리를 0.00%~0.25%로, 100bp 인하했다. 코로나19 사태에 연준은 제로 하한으로 금리를 내렸다. 또 7천억 달러 규모의 국채·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 사실상의 양적완화(QE)에 착수했다.

이런 조치에도 글로벌 주식시장에 이어 뉴욕증시가 폭락세를 보였다.

이날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역 제조업 활동은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경제가 1년 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채권을 매입하는 데다 경제가 불안정하고 금리가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1%를 밑도는 최근 레인지를 벗어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손버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제이슨 브래디 대표 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고, 또 다른 정례회의와 별개의 금리 인하는 연준이 일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 채권 매입은 합리적이고 전례도 있지만, 이는 대부분 연준이 단기적으로 가진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라고 지적했다.

크레디 스위스의 마이클 스트로백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정책 완화가 단기 침체를 막을 수 없지만, 이후 강력한 부양을 제공해야 한다"며 "상당한 봉쇄 조치가시행되고 있어 유럽과 미국에서 3개월 침체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중국 지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암울한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공격적인 통화정책 완화, 재정정책 증가로 침체 이후 상당한, 어쩌면 'V'자형의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이런 조치들에도 초기 반응이 회의적이어서, 금융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24 에셋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노리스 미국 신용 부문 대표는 "일종의 재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며 "정부로부터 더 많은 도움이 실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야기된 불확실성, 시장의 얇은 유동성 속에서 최근 국채수익률은 이례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식 등 위험 자산을 매각할 때 통상 국채를 사지만, 이런 패턴은 지난주 깨졌다.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현금을 조달하기 위해 국채를 던지고 있다.

연준은 경기 부양과 함께 금융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채시장 유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 금리 대표는 "일정 부분 금리 인하와 QE 재개는 예견됐다"며 "지난주의 경험으로 볼 때 당분간 장기 금리가 더 낮아지는 것을 꺼리고 투자자들은 현금 보유, 초단기 증권을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5.85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228엔보다 2.374엔(2.19%)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175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149달러보다 0.00610달러(0.55%)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8.27엔을 기록, 전장 120.30엔보다 2.03엔(1.69%)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37% 하락한 97.983을 기록했다.

연준의 조치에 달러는 엔과 유로에는 내렸지만, 최근 낙폭이 가장 두드러졌던 파운드에는 여전히 올랐다.

연준은 일요일 긴급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해 금리를 100bp 인하했다. 연준의 기준 금리는 이제 0.0~0.25%다.

또 연준은 영란은행(BOE)을 포함한 세계 5개 중앙은행과 공조해 달러 스와프 금리를 0.2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최근 외환시장에 나타난 달러 부족을 경감하기 위한 조치다.

통상 금리 인하는 통화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통화에 부담을 준다.

달러가 이런 영향으로 이날 하락했지만, 위기 때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전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좋은 달러 약세가 일시적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MUFG의 분석가들은 "투자자들이 더 위험한 통화를 버리고 더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통화를 매수했지만, 지난주만큼 움직임이 크지는 않았다"며 "정책에 따라 변동성을 줄어들 수 있지만, 결국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파운드는 유로와 달러에 모두 큰 폭 내렸다.

파운드-달러는 이날도 0.78% 내려, 5개월 이내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로-파운드는 심리적으로 중요한 0.90선을 웃돌아 6개월 사이 가장 높았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키네스 브룩스 외환 전략가는 "유로는 파운드 대비 안전 피난처로 보이며, 연준 인하로 일시적 혜택을 입고 있다"며 "영국과 유로존 경제는 모두 적어도 1~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보게 되겠지만, 유로존은 경상수지 흑자를 나타내고 영국과 같은 정도로 외국인 투자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영란은행이 오는 26일 정례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나 양적완화 자산매입 재개 등을 포함한 추가 완화 정책을 발표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은 이미 BOE의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의 30%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단스케 은행은 "연준 조치가 유로-달러 거래에서 신용과 펀딩 스트레스를 충분히 완화할 수 있을지 의문 속에서 유로 위험이 재차 하락했다"며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에 대한 국가 신용 위험을 다시 열어둬 여전히 유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ING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심각한 경제 충격 공포에 파운드가 내리고 있다"며 "영국 경상수지 적자가 투자자들이 파운드를 팔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ING는 "파운드가 이렇게 빨리 하락할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영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와 금융에 의해 주도되는 경제가 파운드 하락의 핵심적인 이유인데, 파운드-달러가 1.20달러를 향해 내릴 수 있지만, 그 하락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연준 조치는 달러에 부정적"이라며 "연준은 미 금리를 낮춰 해외 투자자들에게 미국 현금과 채권 자산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03달러(9.6%) 폭락한 28.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16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브렌트유도 장중 한때 배럴당 29.59달러로 폭락하는 등 급격히 떨어졌다. 이는 2016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충격과 산유국 증산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각국의 여행 제한 등이 급속히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의 침체와 이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공포가 시장을 타격했다.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회원국을 포함해 유럽 내 30개 국가가 향후 30일 동안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해당 방안은 다음날 예정된 EU 정상들의 코로나19 대응 방안 논의에서 정식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캐나다도 자국 시민과 미국 시민을 제외한 외국인에 대해 국경을 폐쇄한다는 조치를 발표했다.

전 세계 항공 운항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는 원유 수요에 직격탄을 날리는 요인이다.

프랑스와 미국 뉴욕 등 각지에서 레스토랑 등에 대한 영업 제한 방침이 발표되는 등 주요국의 경제 전반이 마비되는 수준이다.

이에따라 올해 상반기 등에 글로벌 경제의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공포도 한층 커졌다.

산유국 간 '저유가 전쟁'이 지속할 것이란 우려도 유가를 짓눌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칼리드 알다바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수준인 것도 "아주 편안하다"고 말했다.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도 "아람코는 매우 낮은 유가도 견딜 수 있고 장기간 저유가를 유지할 수 있다"라며 "5월 산유량은 4월과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원유 재고분에서 하루 30만 배럴을 끌어 쓰면 원유 공급량 신기록을 세우게 될 것"이라며 "추가 (설비) 지출 없이도 일일 1천200만 배럴을 1년간 유지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산유 능력을 하루 1천300만 배럴로 늘리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도 되풀이했다.

4월 이후에도 대규모 산유량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사우디와 러시아의 증산 경쟁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미국이 전략비축유 대량 매입을 공언했지만, 유가를 떠받치는 힘은 제약되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르면 2주 후부터 비축유 매입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비축유 매입도 유가 하락 위험을 뒤집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유가의 하락 압력이 지속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브조에나 톤하구엔 연구원은 "아직 유가 바닥을 보지 못했다"면서 "3~4월 원유 수요의 감소는 어느 때보다 클 수 있고, 산유국들은 새로운 원유 공급의 수문을 연다"고 지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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