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NIM 6bp 이상 하락↓…2Q 실적 직격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사상 최대실적 경신은 작년까지만 가능했다. 한 분기 실적이 사라진다. 파티는 끝났다"

한국은행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0.5%포인트를 전격 인하한 지난 16일 은행장들의 한숨은 깊었다.

한 시중은행장은 "올해는 공격적인 자산 성장보다 순이자마진(NIM) 방어에 주력하도록 했는데 50bp가 한꺼번에 내려가 당장 2분기 실적부터 충격이 반영될 것"이라며 "지금은 기업 대상 초저금리 자금 공급, 국가 재난상태에 준하는 예기치 못한 비용 등 아웃풋이 큰 상황이라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초 연합인포맥스가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농협·수협·SC제일·씨티은행 등 8명의 은행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제전망 설문조사에서 대다수는 올해 상반기 한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2차례(50bp)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 은행장은 한 명에 불과했다.

당시 은행장들은 정부의 부동산시장 억제와 맞물려 한은이 적극적으로 통화 완화정책을 내놓기 어려운 만큼 금리 인하가 1회 이상 단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모든 상황을 바꿔놨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11월께 올해 경영전략을 세우며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된 상황을 가정하고 대출자산과 NIM 목표치를 설정했다. 은행마다 차이는 있지만 당시 올해 NIM은 평균 3bp 안팎으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달부터 주요 은행은 올해 경영전략을 수정하는 등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비해왔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상황을 반영해 전격적인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재무 지표 추세에 따른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한 시중은행의 시뮬레이션 결과 기준금리 50bp가 한 번에 인하될 경우 연간 NIM은 6bp 하락했다. 다만 이 역시 연내 금리 인하가 추가로 단행되지 않을 것이란 가정이 반영된 결과다.

한은은 이번 금리 인하와 함께 공개시장 운영 대상에 특수 은행채와 일반 은행채를 포함했다. 신용위험이 있을 경우 은행의 자금 조달 어려움을 사전에 차단하는 목적이지만, 그 보다 은행의 시중 자금공급을 확대하는데 더 큰 목적이 있다.

금융중개지원을 위한 대출금리를 0.5~0.75%에서 0.25%로 인하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미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한 달 새 은행 등 민간 금융회사에서 지원된 자금은 1조원을 넘어섰다.

금융권에서도 한은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가 은행에 경영의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이 내다본 상장 은행의 금리 민감도 분석에 따르면 연간 NIM 하락 폭은 4~15bp로 분석됐다.

JB금융지주는 15bp나 NIM이 하락하며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은행의 NIM도 12bp나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우리은행은 4bp로 기준금리 인하가 미치는 영향이 가장 적었다. 국민은행은 5bp,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6bp와 7bp 하락할 것으로 집계됐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3bp만 하락한다고 가정해도 대형 시중은행 기준으로는 1천~2천억원 수준의 손실이 발행한다"며 "은행도 리테일을 통한 금융상품 판매를 제외한 비이자수익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초저금리 대출만 늘리라는 규제 환경 속에서 은행의 선택지가 제한된 셈"이라고 말했다.

연일 사상 최저치 행보를 경신하는 상장 은행주의 주가 하락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과 보험 등 금융회사는 NIM, 투자수익률 하락으로 이익 창출 능력이 크게 훼손돼 부정적인 측면이 크다"며 "보수적인 투자를 권한다"고 진단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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