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5G 가입자 증가폭이 급격히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수가 급격히 줄어든 데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 S20이 예상만큼 흥행을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이동통신사들이 지난해 과도하게 집행한 마케팅비 부담에 적극적으로 가입자 유치에 나서지 않는 것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16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5G 가입자 수는 496만명으로, 작년 12월 467만명보다 29만명 증가했다.

지난해 4월 5G 상용화 이후 월별 집계로는 가장 적은 증가 폭이다.

작년 8월 88만명 증가하면서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들다가 올해 들어서는 증가폭이 20만명대로 곤두박질쳤다.

이통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을 우선적인 이유로 꼽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 출시를 계기로 '붐업'을 기대했지만, 코로나19가 직격탄이 됐다는 것이다.

이통사들이 마케팅비를 과다 지출하지 않기 위해 공시지원급 지원 등의 자금집행을 보수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도 주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국제회계기준인 IFRS15 도입 이후 이통사들은 판매수수료 등의 마케팅비 지출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과거의 경우 가입자 한 명을 유치하면서 10만원을 지원했다면 당해 년도에 비용으로 털어버리면 됐지만, 회계기준 변경으로 가입 기간동안 마케팅 지원금을 나눠 상각해야 한다.

전년도에 마케팅비 지출이 많았다면 다음해에도 그 부담이 고스란히 이연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지난해 5G 상용화가 본겨화하면서 이통사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대규모 마케팅비를 지출했다.

매달 50만명 이상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이른 시일내에 5G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마케팅비도 덩달아 급증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지난해 쓴 마케팅비는 8조54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이처럼 과도하게 마케팅비를 지출하다 보니 올해 들어서는 허리띠를 바짝 조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실제 이통3사는 지난해 8월 출시된 갤럭시노트10부터 공시지원금을 축소해 오고 있다.

갤럭시 S20 시리즈의 공시지원금도 전작인 갤럭시 S10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렇다보니 갤럭시 S20의 사전 예약 판매량은 전작인 갤럭시S10의 70~80% 수준에 머물렀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사들은 최소 6개월 뒤 실적을 시뮬레이션하며 지난해 마케팅비를 조절해 운영해야 했다"며 "LTE 때처럼 마케팅비 강도를 서서히 높여가는 방식으로 가야 했는데, 사실상 비용 집행에 대한 밸런스 조정에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출혈경쟁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정상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전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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