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달러-원 환율은 1,230원대로 뛰어오른 후 당국 경계를 살피며 상단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차 긴급 금리 인하를 통해 '제로(0)' 금리 시대로 접어든 데 이어 전일 한국은행이 긴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50베이시스포인트(bp) 전격 인하한 영향이 어떻게 소화될지 주목된다.

문제는 중앙은행의 약발이 잘 먹혀들지 않는 금융시장이다.

중앙은행들이 대부분의 카드를 소진한 상황에서 펀더멘털과 심리의 위축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의 트레이딩 데스크가 원격 격리된 상황에서 유동성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속에 달러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스와프포인트가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현물환 시장까지 전이될 위험이 커진다면 달러-원 환율은 더욱 급등할 수밖에 없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또다시 폭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12일 이후 2거래일 만에 1987년의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률을 다시 갈아치웠다.

주가 폭락으로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이달 중에만 세 번째 발동됐다.

연준은 하루짜리(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운영을 5천억달러 한도로 긴급 실시한다고 밝혔다. 또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도 달러 스와프 금리를 25bp 내려 달러 유동성 공급을 위한 공조에 나섰다.

달러-원 환율이 전일 1,220원대 안착한 데 이어 추가적인 패닉 상황이 더해진 만큼 1,230원대 안착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증시 폭락이 국내에서도 지속되고 있어 커스터디성 달러 매수 수요도 장중에 꾸준히 소화되고 있다.

특히 개장 초부터 갭업 출발하면서 1,230원대를 볼 가능성이 크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3.0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26.00원) 대비 7.20원 오른 수준인 1,230.20원에 마지막으로 호가됐다.

지난 2016년 2월 말 이후 4년여만에 1,230원대로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수급상으로도 매도 주체가 사라지면서 거래량이 오히려 줄어들었고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경계 외엔 상단 제한 요인이 보이지 않고 있다.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완화책에도 이동 제한으로 소비 활동이 움츠러든만큼 지표 부진도 이어질 수 있다.

프랑스와 미국 뉴욕주 등에서는 음식점 영업 제한 조치가 발표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코로나19 위기가 적어도 7월이나 8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유럽 각국에 대한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홈 스쿨링 강화 및 외식과 10인 이상 모임 지양 등의 권고안을 담은 코로나19 확산 둔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한편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3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 12.9에서 -21.5로 폭락했다고 발표했다.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장 예상 3.5도 큰 폭 하회했다.

향후 중앙은행들의 국제적 공조와 정부 재정 정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이고 당국자들의 꾸준한 시장 안정 메시지는 불안 심리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전일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폴리시믹스' 단어를 언급하며 "정부와 중앙은행이 다 합쳐서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97.10포인트(12.93%) 폭락한 20,188.5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4.89포인트(11.98%) 추락한 2,386.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70.28포인트(12.32%) 폭락한 6,904.59에 장을 마감했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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