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서울채권시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폭락한 영향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전일 장 마감 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0bp나 인하한 만큼 0%대 기준금리에 맞춰 금리 레벨이 재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중심으로 대량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어, 한국물에 대한 고민도 이어질 수 있다.

전일 미국 국채금리는 대폭 하락했다. 10년물은 24.7bp 급락한 0.7340%, 2년물은 14.4bp 내린 0.3619%에 거래를 마쳤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0bp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일본은행도 ETF 매입을 두 배로 늘리는 등 공격적인 대처를 내놓았다. 최근 글로벌 중앙은행의 행보는 금융위기 당시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나마 아시아 금융시장은 2~4%대 하락을 보였지만 유럽과 뉴욕 금융시장은 10%대 폭락 장이 나타났다.

금융시장은 2008년 위기 당시 백약이 무효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우지수는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갈아치웠다. 다우지수는 12.93%,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지수는 11.98%, 나스닥 지수는 12.32% 폭락했다.

연준은 하루짜리 레포를 5천억 한도로 긴급 실시한다고 밝히는 등 유동성 확대 조치를 이어갔다. 연준은 지난해 레포발작 이후 꾸준히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지만, 연준의 행보는 단기 유동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서울채권시장도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위기급 처방을 보면서 위기 당시 채권금리 흐름을 곱씹어볼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은은 임시 금통위를 열어서 기준금리를 75bp 인하했다. 그리고 공개시장운영 대상 증권에 은행채를 포함했다. 이번에도 한은은 임시 금통위에서 같은 조치를 내놓았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한은의 임시 금통위 조치 이후 채권 금리는 한 차례 급락했다가 빠르게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매우 컸다. 이후 11월 중순 이후 두 달 동안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빅 피겨를 갈아치웠다.

이주열 총재의 기자간담회는 긴박하게 돌아갔던 내부 분위기와 달리 차분했다. 이 총재는 실효 하한과 관련한 질문에 정책 여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한은은 금융위기 당시 현재 내놓은 대책 외에도 채권시장안정펀드 지원 등을 통해 회사채 자금경색을 방어하기도 했다.

채권시장은 한은이 추가로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고 인식할 것이다. 금통위는 전반적으로 도비시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글로벌 중앙은행이 2008년 정책을 답습하면서 금융시장은 현재가 '위기'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중앙은행이 현 상황에 대해 정의를 내려준 셈이 됐다. 중앙은행의 시그널은 신용경색 확산 속도를 더할 우려가 있다.

채권시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키 맞추기가 진행될 전망이다.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국고·통안채 중에서도 단기 구간이 선행된 후 장기물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물 금리는 안정적으로 0%대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채선물 만기를 앞두고 선물시장을 중심으로 변동성은 커질 전망이다. 외국인이 3년 국채선물을 중심으로 순매도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외국인의 폭풍 매도에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물시장에서의 외국인 유입이다. 외국인은 국고채 10년 지표물 19-8호를 1조원 가까이 사들였다. 이는 전일 국고채 입찰 부담을 해소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CD 금리는 기준금리의 큰 폭 인하를 반영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의결한다. 추경 규모가 확대됐지만, 기준금리의 큰 폭 인하로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한은은 이날 장 마감 후 2월 금통위 의사록을 내놓는다.

지난 주말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30.20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3.0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26.00원)대비 7.20원 올랐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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