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늘리며 지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달 27일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 이후에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의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장기전에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3자 주주연합은 이달 들어서도 한진칼 지분을 지속해 매입하면서 총 지분율을 40.12%로 늘렸다고 17일 공시했다.

3자 주주연합이 이전 공시에서 밝힌 총 지분율은 37.63%였다.

이를 고려하면 최근에만 2%포인트(p) 이상 지분율을 확대한 셈이다.

최근 주가가 6만원 안팎에서 움직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3자 주주연합은 지분율 40%를 넘기기 위해 약 1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 반도건설은 기존 13.3%였던 지분율을 14.95%로 확대했다.

최근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분 매입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선 반도건설이 지분을 추가로 더 확보해 기업결합신고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단일 최대주주인 KCGI 또한 지분을 1%가량 더 사 지분율을 총 18.68%까지 끌어올렸다.

3자 주주연합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이번 주총 이후를 대비하려는 차원으로 읽힌다.

이날 의결권 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가 조원태 회장의 연임에 반대하며 3자 주주연합의 손을 들어주긴 했지만, 앞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ISS가 '조원태 체제'에 힘을 실어준 덕분에 승기가 넘어갔다는 평가도 나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결국 '50%+1주'를 먼저 보유하는 것이 이번 경영권 분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길로 보고 자금력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3자 주주연합의 이러한 행보가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고 보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불확실성'을 키워 오는 27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연결고리가 약한 우호지분들을 끊어내려는 전략인 셈이다.

한편, 카카오의 경우 최근 2%에 육박했던 지분을 대거 매도하며 지분율을 0.5% 이하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에 대비하고자 비핵심자산을 매각했다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이면에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 부담감을 느껴 결국 발을 뺀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일시멘트(보유지분 22만주)와 GS칼텍스(14만주)도 한진칼 지분의 0.6%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고민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22.45%)과 델타항공(14.9%),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3.8%) 등 총 41.12%를 보유하고 있는 조원태 회장 측 입장에서도 부담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와 한일시멘트 등의 우호지분도 남아 있기는 하지만, 카카오의 이탈이 자칫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아울러 '백기사'인 델타항공 또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업황이 악화하면서 추가 지원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중립을 선언한 카카오의 경우 결국 지분을 다 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양 측의 총 지분율은 40% 초반으로 비슷해진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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