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가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되는 가운데, '큰 손' 국민연금의 2008년 당시 대응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금융위기 당시 자산 배분 계획을 변경해 국내 채권 투자를 늘리고 해외 채권 투자를 줄이는 전략을 썼다.

국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하기는 했으나, 평가손실이 커지자 포트폴리오 비중 자체를 채우기 힘들어졌고 결국 목표 비중을 축소하기에 이르렀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금융위기가 확산하자 2008년 10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포트폴리오 자산 배분을 조정했다.

2008년 말 국내 채권 목표 비중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66.4%에서 72.4%로 6%포인트 상향 조정하고, 해외주식 목표 비중을 6.8%에서 3.6%로, 해외채권은 6.9%에서 4.1%로 하향 조정했다.

해외주식은 해외 금융시장과 국내 외환시장의 불안으로 외화 조달이 어려운 상황을 반영했다. 해외채권의 경우 한국은행과의 통화스와프 거래가 조기 해지됨으로써 투자를 환수해야 해 비중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고, 해외투자 감소분은 국내 채권으로 흡수했다.

국민연금은 2008년 급락하는 코스피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했지만, 2008년 12% 수준에 그치면서 17%였던 국내 주식 목표 비중 자체를 채우기 힘들어졌다.

결국 국민연금은 2008년 12월 기금위에서 2009년 국내외 주식 투자 목표 비중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20.6%로 낮추고, 채권의 목표 비중을 73.4%로 높이게 된다.

2008년 한 해 동안 연기금이 사들인 코스피 주식은 9조5천억원을 넘어섰다. 국민연금은 저가 매수로 인해 국내 주식에서 2008년 마이너스(-) 38.13%의 수익률을 보였지만, 2009년에는 58.45%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위기 폭풍이 몰아치고 나서 2009년 주식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되자 국민연금은 기금위에서 2010년 국내외 주식 비중을 21.6%로, 대체투자를 5.0%에서 6.4%로 높이는 한편 채권은 71.7%로 다시 낮춰 시장에 대응하기도 했다.

연기금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급속한 시장 변동성 확대가 2008년 금융위기와 유사하며, 보수적 운용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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