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다급해진 외환당국, 종착지는 한미 통화스와프
[데스크 칼럼]다급해진 외환당국, 종착지는 한미 통화스와프
  • 한창헌 기자
  • 승인 2020.03.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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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달러 자금시장에서의 유동성 부족 우려가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모든 판을 뒤흔들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연일 급등세로, 지난 17일에는 10년 이내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주식시장에 이어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채권 금리는 그나마 한국은행의 '빅 컷' 이후 다소 안정을 찾은 모양새지만, 국채선물 외국인은 여전히 경계 대상이다.

금융시장 불안의 근본적인 요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있으나 국내에선 달러 품귀 현상이 심각하다. 이상 조짐은 스와프시장에서 먼저 감지됐다. 이달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첫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섰을 때만 해도 스와프시장은 안정적이었다. 달러 유동성 보강에 대한 기대로 오히려 외환(FX) 스와프포인트는 급등세를 타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 효과보다는 글로벌 리스크오프가 부각됐고, FX스와프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FX 스와프포인트는 외국인이 국내 은행에 일정 기간 달러를 맡기고 원화를 빌리는 비용이다. 스와프포인트가 하락한다는 건 외화조달 비용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FX 스와프포인트 급락세가 본격적으로 외환 현물시장에까지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서 외환당국의 움직임이 긴박해졌다. 지난 13일 외환당국이 이례적으로 스와프시장의 쏠림을 우려하는 구두개입 발언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국은 당시 연합인포맥스를 통해 "금융기관의 유동성은 충분하다. 스와프시장의 쏠림은 달러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시장 불안 심리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스와프시장의 급락을 막진 못했다. 17일에는 1년 스와프포인트가 장중 14원 폭락하면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스와프시장 패닉 속에 달러-원 환율도 10년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다.

구두개입에 이은 실개입 물량 투입에도 달러 자금시장의 패닉이 지속되자 외환당국은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 확대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는 19일부터 국내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는 현행 40%에서 50%로, 외국계은행 지점 한도는 200%에서 250%로 확대된다. 현재 선물환 포지션이 높은 은행들을 중심으로 외화자금 공급 여력을 높여 자금이 풀리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꽁꽁 얼어붙은 심리 회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 유동성 문제 해소는 국제공조의 길에서 찾는 게 가장 빠를 수 있다. 상대방이 있는 문제라 그 대상이나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정부 당국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나라는 현재 중국과 호주, 스위스, 인도네시아 등과 약 1천332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지만, 달러 유동성 해갈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우리나라는 미국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맺어 금융시장 안정에 큰 효과를 봤다. 당시 통화스와프 체결 직후 달러-원 환율은 1,427원에서 1,250원으로 하루 만에 177원이나 급락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당일에만 30% 넘게 떨어졌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2010년 2월 종료됐다.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은 금융위기 이후 당국의 노력 등에 힘입어 매우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나 외환보유액 수치 등은 선진국에 못지않다. 하지만, 또다시 금융위기를 떠올리게 하는 달러 자금시장의 패닉 앞에서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준비해야 한다. 팬데믹의 지속기간이나 후폭풍을 가늠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마침 한미 통화스와프의 필요성이 미국 월가에서 먼저 제기된 만큼 지금이 호기일 수 있다. (금융시장부장 한창헌)

ch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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