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8일 서울채권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미국 정부의 강도 높은 금융·경제 안정 대책 발표에 미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장중에는 외국인의 국채선물 및 현물 매매에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늘리기로 발표하면서 외환시장 안정 기대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역시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완화하는 재료다.

전일 미국 국채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미 10년물은 34.53bp 급등한 1.0793%, 2년물은 13.46bp 높은 0.4965%에 거래를 마쳤다.

미 10년물은 지난 3월 2일 이후 처음으로 1%를 웃돌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낮췄을 때도 미 10년물은 1% 위에 있었다. 연준과 미 정부가 내놓은 대책 기대가 극단적인 위험회피심리를 완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연준은 기업어음매입기구(CPFF)를 설립하고 기업어음(CP) 매입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연준이 지난 16일 양적 완화(QE)를 발표할 때 CP 매입 계획을 내놓지 않아 금융시장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이에 연준이 CP 매입을 발표하면서 시장 안정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상원 공화당 의원들에게 1조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 패키지를 제안했다. 현금 보조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타격을 주면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심리 위축을 막고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도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하고 RP 대상 채권에 은행채를 포함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데다 이 총재가 "한은법에 있는 대책은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았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정부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외환 당국은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확대했다. 선물환포지션 한도가 확대되면 은행이 보유할 수 있는 포지션이 늘어나기 때문에 자본 유입이 촉진된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된 데다 중앙은행들이 위기 당시 꺼냈던 카드를 꺼내면서 금융시장은 '현재는 위기상황'이라는 인식이 더 확고해졌다.

정부와 중앙은행의 돈 풀기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이 위기의 근원인 코로나19의 펜데믹이 잦아들고 경제주체가 이전과 같은 경제활동에 나서야 한다. 그전에는 변동성이 클 수 있지만,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 자체가 위험자산 선호로 이어지긴 어려워 보인다.

전일 국채선물 월물교체가 진행됐다. 외국인은 3년, 10년 국채선물을 모두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가 상대적으로 무거웠던 만큼 포지션을 더 많이 덜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외인 장기투자기관이 10년물 입찰에서 1조원 가까운 현물을 사들인 게 장기물에 긍정적 재료가 됐다. 여기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당초 예상과 달리 증액되지 않고 국회를 통과했다는 점도 장기물 강세를 촉발했다.

전일 미국 국채금리가 1% 위로 올라오면서 장기물 중심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 당분간 장기물은 대외 이슈와 수급에 연동되면서 큰 스윙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금리 인하를 주장한 위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코로나19가 단기 충격에 그친다고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긴급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에 모두 동의한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속도와 그 영향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을 변경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임지원 위원을 제외하고는 4명 위원의 임기가 다음 달이기 때문에 의사록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정부는 재정증권 2조원 입찰에 나선다. 한은은 통안채 2년물 2조5천억원 입찰을 진행한다.

전일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36.2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3.5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43.50원)대비 3.75원 내렸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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