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하나은행이 채권 발행에 나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불똥을 맞았다. 이보다 며칠 앞서 수요예측에 나섰던 국민은행과 희비도 갈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3천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두 은행의 결과는 크게 달랐다. 지난 9일 수요예측을 했던 국민은행은 6천600억원 규모의 수요가 몰리며 2.2대 1의 유효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결과 최종 발행 규모를 4천억원으로 늘리며 흥행을 증명했다.

반대로 지난 13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하나은행은 시간 내에 2천700억원의 수요만 들어오면서 사실상 올해 들어 처음으로 코코본드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물량을 모두 채우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그나마 800억원의 추가 수요를 확보해 최종적으로 미달하는 사태는 막았다. 하나은행은 가까스로 3천500억원으로 증액했다.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희비가 갈린 이유로는 펀더멘탈 차이보다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이 급격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같은 주에도 4일 차이로 시장여건이 빠르게 악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뜻이다.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은 각종 악재에 흔들리며 큰 변동성을 전개하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이나 코로나19로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빠르게 오른 영향이다. 신용경색 우려 등으로 단기자금시장이 얼어붙는 등 부정적인 소식이 전달되다 보니 국채선물 매도세가 이어지며 국내 시장금리도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국내 크레딧 유통시장도 여기에 영향을 받아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주 은행채는 발행량과 유통량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이스피앤아이에 따르면 지난주 은행채 발행물량은 전주에 비해 2조6천900억원 감소한 8천700억원 발행됐다. 지난주 대비 2조145억원 감소한 13조5천602억원이 유통됐다.

특히 지난주 13일은 국내 금융시장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 등이 열렸던 날이다. 간밤 뉴욕 증권시장에서 주요 주가지수가 10% 가까이 폭락하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동반 폭락하기도 했다. 채권시장에서도 10년 국채선물이 장중 300틱 가까이 급락하는 등 발작이 일어났다.

이태훈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후순위채는 그동안 수요가 견조했는데 미매각은 사실상 거의 처음"이라며 "9일에는 금융시장 불안이 크지 않았으나 뉴욕증시가 폭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을 방불케 했다"고 평가했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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