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실물경기에 더욱 심각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현금지급보다는 감세 등이 효과적이며, 이와 같은 정책 시행을 위한 재원 마련 차원에서 우리나라 재정당국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장 교수는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IMF 때보다 더할 수 있느냐, 그런 각오를 해야 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하게 가고 있다고 평했다.

장 교수는 이와 같은 이유를 글로벌 금융위기 때 단순하게 돈만 푸는 잘못된 해결방안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 제도 같은 개혁을 제대로 안 하고, 그냥 돈 풀어서 말하자면 문제를 봉합한 것"이라며 "자본주의 역사상 없는 저금리에 양적 팽창이니 이런 식으로 돈을 막 푸는데 그게 금융기관만 가고 실물경제에는 잘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금융시장에 거품이 확 끼어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말하자면 뇌관을 터뜨린 것"이라며 "옛날처럼 돈 풀어서도 해결이 안 되는 것을 돈 풀면 무엇하냐. 유례없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은 "최악의 타이밍에 터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가증권시장 등 주요 지수도 더욱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 교수는 "더 밑으로 갈 것"이라며 "지금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어디까지 떨어진다. 이런 말씀은 못 드리지만 지금 연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이자율을 거의 제로로 내렸고 몇조달러를 푼다고 해도 2시간 지나면 주식시장이 다시 떨어지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미국의 '현금 살포' 계획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장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마다 1천달러씩 나눠주겠다, 쇼핑 쿠폰을 보내겠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거 보내면 뭐 하나, 나가서 쓸 수 없는데"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그는 소비쿠폰보다 감세 등이 효과적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기본 생활에 필요한 비용들, 집세라든가 전기료, 수도 값, 그런 걸 도와줘야 한다"며 "세금이 됐든 기본적인 공과금이 됐든 그런 걸 깎아주는 게 더 효과적이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또 "우리나라 재정관료들이 지나친 건전 재정에 강박 관념이 있다"면서 "우리나라 정부 재정은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건전한 나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채비율이 국민소득 대비해 40% 좀 넘는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도 한국은 더 재정을 통해서 써도 된다는 이야기를 만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차 대전 때 예를 들어 영국과 미국에서 재정적자니, 히틀러와 적당히 싸우자고 했으면 세상이 어떻게 됐겠느냐"면서 "지금 재정적자 조금 올라가는 게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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