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해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대형 증권사도 발행어음 상품들의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 역마진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제로 금리 시대에 종전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보장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빅컷'에 제로 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발행어음을 발행하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은 발행어음 금리인하를 검토중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임시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현재 각사의 1년 기준 발행어음 금리는 1% 중반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발행어음을 처음 출시했을 당시만 해도 연2% 중반대 금리를 보장했지만, 지난해부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발행어음 금리도 계속 하락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 신용으로 발행되는 상품으로, 증권사가 망하지 않는 한 고객에게 약정된 만큼의 수익률을 줘야 한다.

하지만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미 판매된 발행어음의 금리를 커버할 양질의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일각에서는 역마진 발생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채권 등 금융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한 초대형IB 고위 관계자는 "아직 역마진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기준금리 인하로 발행어음 상품들의 금리도 인하가 불가피하다"며 "규정대로라면 기준금리 인하 폭 만큼 상품 금리도 내려야 하지만, 다른 증권사와의 경쟁 요소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나 인하할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행어음 상품은 모은 자금을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수익이 달라진다"며 "지금 같은 제로금리에서는 금리를 조금만 더 줘도 자금을 끌어모으기 좋은 환경이지만, 지금 같이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무리해서 자금을 늘리지 않겠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에 발행어음 금리를 내리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라면서도 "기준금리와 연동돼 바로 금리 인하를 고시하는 환매조건부채권(RP)과 달리 발행어음 금리 인하는 조금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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