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전격 인하로 국내에서도 처음으로 제로금리 시대가 열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은행 선호현상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 1년만기 정기예금의 금리가 연 1.49%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 지난 16일 이후 금리를 새롭게 공시한 은행은 NH농협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등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만큼 시중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내린다면 조만간 0%대 정기예금도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의 금리 인하 이전부터 시장금리는 꾸준히 하락했다. 올해 들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으로 시장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시장금리와 함께 움직이는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선반영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해 10월 단행됐던 0.25% 기준금리 인하 이후 수신금리 인하를 미뤘던 은행들이 약 4개월 만인 지난 2월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속속 낮추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앞으로 시중은행 정기예금 제로금리 시대가 열릴 예정이지만 그로 인한 자금 이탈은 예상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정기예금 수신 말잔은 지난 2월 한 달 동안 3천억원 늘어 718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중에 1조5천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둔화했다.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 2월 말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46조4천913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월 647조3천449억원보다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올해 들어 은행 정기예금 증가폭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은행권에서 벗어나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수시입출식 등 은행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크게 늘었다. 지난 2월 수시입출식 잔액도 전월대비 38조6천억원 급증했다.

코로나19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자금을 장기운용하기보다 단기운용하려는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시입출식은 일정 기간 자금을 예치해야 하는 정기예금보다 단기운용 상품으로 꼽힌다.

또 다른 단기금융상품인 자산운용사의 머니마켓펀드(MMF)의 경우도 이달 들어서만 순잔액이 1조4천188억원 증가했다.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시중자금이 점점 더 단기화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MMF 자금이 견조하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해 시중에 대기성 자금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현 상황에서 마땅한 다른 투자처가 없을뿐더러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커 은행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다른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앞으로 1%대 초반 정도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들어 정기예금 증가폭은 둔화했으나 수시입출식은 비교적 크게 증가해 은행으로 자금 유입은 여전하다"며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으로 다른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다. 은행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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