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하하면서 홍콩에서 핫머니(단기 투기성 자금)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매체는 2008년 금융위기 때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 완화가 이뤄진 7년 동안 약 1천300억 달러의 자금이 홍콩으로 쏟아져 들어왔다면서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금리 인하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홍콩 자산 가격에 불을 지핀 바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통화 당국은 30년간 이어온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발맞춰 움직여야 한다.

홍콩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의 에디 웨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16일 미디어 브리핑에서 "자금이 유입되면 환율도 페그제 상단으로 움직일 것"이라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HKMA는 홍콩 달러를 팔고 미국 달러를 사들여 환율을 7.75~7.85달러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달 들어 연준이 금리를 두차례 인하할 때 HKMA도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알리안즈 글로벌인베스터스의 레이몬드 챈 아태지역 주식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향후 몇 년간 강한 자금 유입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제로금리와 미국의 더 많은 양적 완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성을 찾는 움직임 때문에 위험성이 높은 자산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12년 전과 지금은 금융환경, 자산 가격 등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DBS의 토미 옹 매니징디렉터는 2008년 당시보다 주식이나 부동산 가격이 더 비싸기 때문에 이번에도 2008년처럼 대규모의 핫머니가 홍콩으로 흘러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과 달리 아시아 최대 자본시장인 중국 본토가 제한적이지만 외국 펀드에 일부 개방돼있다는 점도 2008년과는 다른 점이라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홍콩 시장으로 우회하지 않아도 중국 시장에 직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옹 매니징디렉터는 설명했다.

SCMP는 1년 이상 이어져 온 미·중 무역전쟁과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에도 홍콩의 부동산 가격이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에 가깝다는 점도 홍콩 부동산 시장으로 핫머니가 흘러들어오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드랜드 리얼티의 새미 포 주택 부문 담당자는 "2008년 때는 부동산 가격이 1년에 12% 하락했기 때문에 해외 투자자와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2009년 이후 모든 부동산을 다 사고 싶어했었다"라면서 현재는 싱가포르,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과 비교했을 때 홍콩의 부동산 시장은 비싸 보인다고 말했다.

BEA유니언 인베스트먼트의 엘레노어 완 최고책임자는 홍콩 증시 또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크게 요동치는 시장에 투자하느니 현금을 가지고 잠시 물러나 있고자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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