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이윤구 기자 =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대어'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이 KB금융과 사모펀드(PEF) 대결로 좁혀졌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이날 본입찰을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본입찰에는 KB금융과 한앤컴퍼니, IMM 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로 거론되면서 KB금융과 대결할 것으로 예상됐던 우리금융은 IMM PE에 인수금융을 대는 역할로 딜에 참여했다.

MBK파트너스의 참여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매각사가 이날 본입찰 마감 이후에도 참여기회를 열어둘 것으로 알려져 MBK가 뒤늦게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3개월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11월까지 1천4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으며 총자산은 20조8천930억원이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51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을 경우 생명보험업계 10위 내 진입이 가능하다. 현재는 KB생명을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총자산이 10조원으로 소형 생보사에 머물러 있다.

푸르덴셜생명의 대주주인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PIIH)는 이같은 논리로 매각가 3조원대를 희망하고 있다. 남아있는 생보사 매물 중에서는 가장 견실하다는 논리에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금리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제로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역마진 우려가 커지는 등 생명보험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도 부담이다.

이에 매각가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선 1조8천억원에서 2조3천억원대 가격을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매각 측과 원매자 간 가격 조건의 간극은 1조원에 달하게 된다. 다만 PIIH 측이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데다 저금리 환경 아래의 생보사가 갖는 원천적인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시장 금리 하락으로 금융지주뿐만 아니라 PEF의 자금 여력도 크게 떨어졌다"며 "생보사 매물이라면 마다하지 않던 PEF의 고민이 이렇게 깊은 것을 보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몸값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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