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권 강화 약발 먹히나…주총 전 기업 '셀프 개선' 늘어
국민연금 주주권 강화 약발 먹히나…주총 전 기업 '셀프 개선' 늘어
  • 홍경표 기자
  • 승인 2020.03.2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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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이 주주총회 시즌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자, 기업들이 '셀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대기업 오너가 이사 자리를 포기하는가 하면, 배당 확대에 나서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추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은 이달 열린 이사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초 이 회장은 23일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돼 연임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돼야 했다. 하지만 대림산업 지분을 12.29%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과 시민단체의 직·간접적 압박에 주총 전 스스로 연임을 포기했다.

대림산업은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이 회장은 운전기사 상습 폭언 및 폭행 등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고, 계열사 부당지원에 따른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로 지난해 불구속기소 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주총 전 현대제철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정 수석부회장은 기아자동차 이사,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현대제철 이사 등을 맡고 있어 과도한 겸직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현대제철은 이사회 구성원의 보수 한도액을 8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축소하는 안도 승인했다.

국민연금은 현대자동차 지분을 9.63%, 기아자동차 지분을 7.42%, 현대모비스 지분을 10.96%, 현대제철 지분을 8.87% 보유 중인 주요 주주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쇼핑 등기임원에 오른 지 20년 만에 사임한 데 이어 호텔롯데, 롯데칠성음료, 롯데건설 등기 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대신 롯데 지주의 등기 임원직은 유지했다.

신 회장은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계열사 겸직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기업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S&T그룹 계열사들은 국민연금으로부터 배당이 적다는 지적을 받자 올해 정기 주총에서 배당을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을 올렸다.

S&TC와 S&T홀딩스는 중간배당에 관한 정관을 분기 배당으로 바꾸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S&T모티브와 S&T중공업은 분기 배당 관련 정관을 신설하는 안건을 올렸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제정 등으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먼저 기업지배구조와 이사회 개선에 나서고 있다.

국민연금이 이사 선임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자,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이사의 자격 검증을 강화해 주총에 안건을 올리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결권 자문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직접적으로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더라도, 국민연금이 주요주주인 것만으로도 기업들에 시그널로 작용한다"며 "자체적인 개선 활동이 기업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kp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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