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9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통화스와프 확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부양책이 이어진 데 힘입어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중앙은행들이 국채 매입에 나선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고용시장에 영향을 주기 시작해 큰 폭 상승했다.

달러 가치는 통화 스와프 라인 확대 등 달러 유동성을 개선하려는 연준의 노력에도 달러 선호가 강하게 이어져 급등세를 나타냈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산유국 증산 경쟁 개입 기대 등으로 큰 폭 올랐다.

연준은 이날 한국과 멕시코, 브라질 등 9개국 중앙은행과 각각 300억에서 600억 달러 한도의 통화 스와프 체결을 발표했다. 전 세계적 달러 자금 경색이 금융시장 불안의 주요 원인인 만큼 이를 완화하려는 조치다.

연준은 또 지난밤 머니마켓 뮤추얼펀드 펀드 지원 방침도 전격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으로 명명한 7천500억 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영란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1%로 15bp 기습 인하하고, 보유채권의 규모도 2천억 파운드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2천억 파운드 규모 양적완화(QE)를 재개하는 셈이다.

이에 힘입어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2만 선을 회복하는 등 극심한 불안이 다소 진정됐다.

다만 코로나19의 확산에 대한 공포는 지속하는 중이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확진자가 23만5천 명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국 확진자도 1만 명을 단숨에 넘어섰다.

사망자도 1만 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 이탈리아 누적 사망자가 중국을 넘어 3천045명에 달한 점도 우려를 사는 요인이다.

미국에서 확진자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뉴욕에서는 이날 주지사가 필수적이지 않은 사업체와 가게는 직원의 75% 이상이 자택에 머물도록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한편 미 국무부는 이날 해외 전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최고 단계인 '여행금지'로 올렸다.

코로나19 충격을 확인하는 경제 지표도 나오기 시작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전주보다 7만 명 늘어난 28만1천 명(계절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허리케인 하비로 기업 활동이 혼란을 겪었던 2017년 9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22만 명보다 훨씬 많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대량 실업이 현실화 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했다.

3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전월 36.7에서 마이너스(-) 12.7로 폭락했다. 전문가 전망치인 9.0을 큰 폭 하회했다.

여기에 독일 Ifo 경제연구소는 3월 기업환경지수 예비치가 87.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8월 이후 가장 낮았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앞으로 1~2주 후면 시장이 안정화할 수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연준의 자금시장 지원이 시장의 기능 장애 문제를 도울 것"이라면서 "회사채매입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8.27포인트(0.95%) 오른 20,087.1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29포인트(0.47%) 상승한 2,409.3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60.73포인트(2.3%) 오른 7,150.5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과 이에 대응한 주요국의 부양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지난 금융위기 때 사용했던 극약 처방들을 대부분 다시 가동하기 시작했다.

각각 정부의 공격적인 재정 부양도 이어지는 중이다.

미 정부는 국민에 대한 현금 지급 5천억 달러를 포함해 1조 달러 이상의 대규모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의회가 이런 방안을 다음 주 초 승인할 것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또 정부가 위기 기업들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독일 정부도 자영업자와 소기업을 돕기 위해 400억 유로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오랜 균형 재정 원칙을 깨는 조치다.

전일 폭락했던 국제 유가가 급반등한 점도 증시 불안을 다소 완화했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산유 갈등에 개입할 것이란 기대와 전략 비축유 매입 계획 발표 등으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날 23% 이상 급반등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는 데 대한 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경제 활동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각국 통화 및 재정 당국의 전방위적인 부양책도 경기 침체를 막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6.75% 올랐다. 기술주도 1.11%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 지표는 양호했지만, 코로나19 충격이 반영되기 전 상황이란 인식에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미 상무부는 4분기 경상수지 적자가 1천98억2천만 달러로, 전분기의 1천253억8천만달러보다 12.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1천100억 달러보다 적었다.

콘퍼런스보드는 지난 2월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보다 0.1% 상승한 112.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변화 없음(0.0%)보다 양호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여전하지만, 달러 유동성 등 자금시장 우려가 진정된다면 증시 상황도 개선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창립자는 "시장은 명확하게 패닉 상태고 강제적인 유동화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시장 위험이 이제는 상승 쪽으로 치우쳐 있으며, 이는 지급 능력 우려가 해소되면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82% 하락한 72.0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3.8bp 하락한 1.121%를 기록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0.5bp 내린 0.417%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14.3bp 떨어진 1.745%를 나타냈다.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73.7bp에서 이날 63.5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 등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시장 안정을 위한 국채 매입에 나서 미 국채시장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연준은 이날에만 750억 달러에 가까운 국채를 사들였다.

간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7천500억 유로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고 이날 영란은행(BOE)도 금리 인하와 함께 채권 매입 재개 계획을 내놨다.

투자자들은 중앙은행들의 매입 효과가 시장에서 나타나 국채수익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며칠 미 국채시장은 가장 유동성이 좋은 미 국채를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 속에서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주간 실업청구자수가 급증해 우려했던 코로나19 여파가 고용시장에도 나타나기 시작한 점도 미 국채 값을 끌어올렸다. 그동안 미국 경제를 떠받치던 탄탄한 고용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전주보다 7만 명 늘어났다.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을 강타해 기업 활동이 혼란을 겪었던 2017년 9월 이후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에 기업 폐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실업률이 올라가고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실제 지표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의 1조 달러 이상 재정 부양 패키지에 대한 세부 내용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의 재정 지출 확대와 함께 국채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계획 가운데 미 재무부가 25년과 50년 국채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공급 과잉 우려에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튀어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25년과 50년물에 전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고, 부진한 실업청구자수 지표가 나온 뒤 장기물 국채수익률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부에서는 지금의 초저금리 상황을 더 장기물 국채 발행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업청구자수 외에 필라델피아 연은의 제조업 지수도 거의 8년 사이 최저치로 급락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침체의 현 단계에서 중앙은행과 범정부 차원의 개입이라는 발상도 대출자들의 돈을 구하지 못한다"며 "QE가 시작되고 나서도 더 큰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내티식스 인베스트먼트의 에스티 듀크 글로벌 시장 전략 대표는 "정부와 중앙은행들의 재정과 통화 패키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유럽과 미국의 확진자가 정점을 찍을 때까지, 시장은 계속 압력을 받고 느린 U자형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왑 센터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연준이 마리오 드라기 전 ECB 총재의 `필요한 모든 조치' 접근 방식에 매우 전념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 연준은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시장 신뢰와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과 다른 긴급 대출 프로그램이 국채시장에서 나타났던 매도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매우 큰 레버리지를 가진 투자자들이 국채 포지션을 되돌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73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111엔보다 2.624엔(2.43%) 급등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679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8991달러보다 0.02193달러(2.01%) 급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8.25엔을 기록, 전장 117.85엔보다 0.40엔(0.34%)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1.70% 상승한 102.688을 기록했다. 2017년 1월 이후 가장 높다.

달러 인덱스는 8거래일 동안 8% 이상 급등했다. 1992년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달러 조달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달러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자금시장 긴장은 여전하고, 특히 아시아 역외시장의 달러 쟁탈전은 계속됐다.

미국에서는 3개월 국채와 은행 간 대출 금리 차이를 나타내는 테드 스프레드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내 단기자금 조달 여건이 위축됐다는 의미다.

전 세계적으로도 통화 간 베이시스 스와프 스프레드가 벌어져, 엔과 유로 대비 달러를 차입하는 데 쓰는 비용도 커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대규모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해 유로가 달러에 상승하기도 했지만, 강한 달러 수요에 다시 2% 급락했다.

유로-달러는 2017년 4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크레디 아그리꼴의 마뉴엘 올리베리 통화 전략가는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조치를 늘리지만, 달러 희소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에는 충분치 않다"며 "그 결과 달러는 계속해서 전반적으로 가장 선호되는 통화"라고 말했다.

내티식스 인베스트먼트의 에스티 듀크 글로벌 시장 전략 대표는 "중앙은행의 탄약이 거의 소진된 상황에서 재정 부양책이 시장을 안심시키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며 "지금은 현금, 특히 달러가 확실한 왕"이라고 강조했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달러 강세는 사실상 강력한 숏커버링 랠리"라며 "자금 순환이 뒤바뀌면서 달러를 다시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ECB 발표가 채권시장에는 도움이 됐지만, 유로화에는 별 호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중앙은행은 긴급 유동성 공급을 통해 엄청난 달러를 시장에 쏟아붓고 있다. 스와프 라인도 확대했지만, 달러 펀딩 압력은 여전히 강해지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글로벌 달러 펀딩 시장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9개국과 각각 300억~600억 달러 한도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다.

연준은 상설 스와프 라인을 구축한 유럽중앙은행(ECB) 및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 캐나다 중앙은행(BOC), 스위스 중앙은행(SNB)과 스와프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이런 노력에도 투자자들은 자금을 달러로 유지하기 위해 팔 수 있는 모든 것을 팔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례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 글로벌 경제가 얼마나 타격받을지 가늠할 수 없다는 공포가 이들을 자극하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전략가는 "달러 유동성 곡선의 단기 부분은 개선되고 있지만, 시장의 한 부분인 장기 부문 펀딩은 여전히 스트레스가 높다"고 설명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율리치 루크만 분석가는 "미국 달러로 유럽 부채를 차환하는 공포가 여전하다"며 "스와프 라인은 시장을 진정시키고 있지 못하며,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달러 자금 수요가 많다는 게 일반적인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85달러(23.8%) 폭등한 25.2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상승률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다만 유가가 워낙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상승률 수치가 증폭된 측면도 있다. WTI는 전일 24% 넘게 폭락했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증산 경쟁과 이에 대한 미국의 개입 의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상황 등을 주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우디와 러시아의 갈등이 미국이 개입할 것이란 보도를 내놓으면서 유가가 큰 폭 상승했다.

저널은 미 정부가 원유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원유 시장에서 외교적인 개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미 정부는 사우디에 급격히 늘리겠다고 공언한 수준이 아닌 이전의 낮은 수준 산유량을 유지할 것을 압박할 예정이다.

국무부는 물론 백악관을 통한 개입이 진행될 것이라고 저널은 덧붙였다.

또 러시아에 대해서는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브리핑에서 일종의 "중간지대(medium ground)"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해 개입 기대를 키웠다.

미 에너지부는 또 이날 전략비축유를 총 7천700만 배럴 사들여 최대 보유 한도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에너지부는 우선 3천만 배럴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주요국 중앙은행 등 정책 당국의 공격적인 부양책이 연일 쏟아지는 점도 유가의 반등을 거들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의 공격적 증산이 현실화할 경우 유가가 급락할 위험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제프리스는 보고서를 통해 "4월1일부터 하루평균 400만 배럴의 원유가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올 수 있으며, 이는 유가를 10달러대로 보낼 수 있다"면서 "누군가 개입하지 않는다면, 어느 원유 생산자도 현 상황에서 이익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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