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증시 급락으로 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전환사채(CB) 발행 건수가 급증했다.

기업 이익 하향과 주가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CB 발행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CB는 채권 이자와 함께 주가 급락 시 전환 가격 조정(리픽싱)을 통한 이득을 얻을 수 있어 투자자에게 매력있는 투자처로 꼽힌다.

20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9일까지 발행된 CB 권면총액은 총 6천98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행금액인 4천383억원과 비교해 2천500억원가량 증가한 셈이다.

지난 2018년 CB 발행금액은 3천267억원이었다.

CB를 발행한 기업수도 예년과 비교해 늘었다.

올해 들어 전일까지 CB를 발행한 기업은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를 합해 총 59곳이었다.

지난해 CB 발행 기업 44곳과 비교해 15개 기업이 증가했다.

재작년 같은 기간 31개 회사가 CB를 발행한 바 있다.

올해 CB 발행금액이 가장 큰 기업은 코스피 상장사인 화승엔터프라이즈이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24일 1천500억원의 CB를 발행했다.

발행 목적은 ODM 사업 부문의 영역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이다.

전일 9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한 대호에이엘이 두 번째로 큰 발행 액수가 컸다.

코스닥 기업인 헬릭스미스는 지난달 800억원을 발행해 대호에이엘의 뒤를 이었다.

지난해 코스닥 벤처펀드 영향으로 대량 발행된 사채들이 조기상환 청구권(풋옵션) 행사 시점을 맞으면서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에 자금을 회수하려는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헬릭스미스는 CB로 조달한 800억원 중 절반이 넘는 550억원을 과거 2회차 CB 대금 환매를 위해 사용했다.

전일 7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한 코스닥 상장사 트루윈도 자금 일부를 기존에 발행한 CB를 상환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에 CB를 발행된 기업들이 CB를 재발행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증시 폭락으로 자금을 유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기상환 요구가 몰리며 CB 재발행으로 상환금을 마련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4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