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채권시장에서 최고 신용등급인 은행채의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등 자금경색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 국고채 대비 은행채의 신용스프레드(금리차)가 벌어지며 불안한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20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시가평가 일별 추이(화면번호 4789)에 따르면 전일 민간 신용평가 3사의 1년 만기 은행채(AAA 등급 기준) 금리는 연 1.172%를 기록했다.





이 같은 금리는 지난달 말 대비 6bp(1bp=0.01%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그러나 국고채 대비 신용스프레드는 꾸준히 확대되는 형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안과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가 벌어지면서 초우량채인 은행채에도 자금경색의 여파가 미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실제로 전일 1년 만기 은행채의 국고채 대비 스프레드는 26.4bp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에는 13.4bp에 그쳤다. 올해 들어 최저 10.5bp까지 낮아졌다가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된 셈이다. 특히 최근 9거래일 동안 스프레드가 12.6bp 추가됐다.

만기가 짧은 구간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확인된다. 전일 기준 3개월 만기 은행채 금리는 연 1.070%로, 국고채 대비 신용스프레드는 21bp다. 지난 10일까지 한 자릿수였으나,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은행채 단기물 모든 구간의 스프레드가 올라갔다. 사실상 국고채 다음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는 은행채를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의미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발행하는 국고채와 국가의 지급보증이 있는 채권 등을 제외하면 은행채가 가장 우량한데 단기물시장에서 유동성이 줄어드는 영향이 은행에도 미치고 있다"며 "채권 약세장에서는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자금시장에서 일부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는 물량 소화가 안 될 정도로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은행채의 신용스프레드는 자금경색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1시 0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