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한진그룹이 경영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3자 주주연합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한진그룹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이 그간 제기해 온 주장들에 대해 '팩트체크' 형식으로 반박했다.

우선 2014년 이후 대한항공과 한진칼이 경영에 실패하며 당기순손실이 누적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항공사는 항공기 기재보유 구조상 당기순이익이 수익률의 유일한 기준으로 사용될 수 없다"며 "오히려 기업 이익창출 능력의 지표 중 하나인 영업이익의 경우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중대한 시점에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수치만 들이대며 회사를 흔드는 것은 사익을 위한 것임을 자인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 영구채를 포함할 경우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1천600%까지 뛴다는 3자 주주연합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은 "국제회계기준상 영구채 발행은 현재 자본으로 인식된다"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회계기준을 오도하고, 다른 기업과 금융기관에서도 활용하는 영구채 발행을 부정하는 것 자체가 억지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861.9%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실적 탓이 아닌 항공업종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부 요인인 환율 상승에 따라 외화부채 환산손실이 발생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이라며 "대한항공은 현재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외화차입금을 줄이고 원화차입금을 늘리고 있으며 통화스와프(CRS)를 통해 외화 비중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3자 주주연합이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본 항공사인 JAL의 사례를 든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한진그룹은 "JAL은 사실상 공기업으로 방만한 자회사 운영과 일본시장 의존, 과도한 복리후생 등이 복합적으로 연계돼 경영 실패에 이른 사례"라며 "직원 37%를 감축한 JAL을 사례로 드는 것은 조현아 주주연합이 인적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란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또 KCGI가 조성한 펀드의 만기 14~20년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10년 만기인 1호 펀드를 제외하면 나머지 7개는 3년물에 불과하다"며 "1호 펀드는 등기부에 존속기간 연장에 관한 내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존속기간이 3년에 불과한 7개의 펀드들은 투자자들이 3년 후 청산을 요구할 수 있는 만큼, 장기투자에 활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진그룹은 3자 주주연합 구성원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공격했다.

한진그룹은 "폐쇄적 족벌경영의 대표격인 반도건설과 지배구조 최하위 등급을 받은 조선내화의 주요 투자자인 KCGI, 땅콩회항을 비롯해 한진그룹 이미지를 훼손한 조 전 부사장이 과연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도그룹을 거론하면서 권홍사 회장과 아들 권재현 상무가 지주사인 반도홀딩스 지분 99.67%를 소유하는 등 전형적인 가족 중심의 족벌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3자 주주연합이 최근 주주간 계약을 공개하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참여 가능성을 일축한 데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진그룹은 "실제로는 대표이사 권한으로 조현아 주주연합의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며 "이같은 수순으로 회사를 장악할 것이 뻔하며, 바로 이것이 명백한 경영 복귀다"고 강조했다.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과 관련해 3자 주주연합이 조원태 회장의 책임론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재차 관련성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어떠한 관련도 없다"며 "이미 대한항공은 과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최근 프랑스 에어버스 등에 확인을 요청했으며, 이와 별도로 내부 감사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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