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주요 증권사와 CP시장 긴급 점검회의 개최

증권사, 미국과 같은 유동성 공급 위한 'MMLF' 도입 건의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노현우 기자 =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국내 단기자금시장의 경색을 차단하기 위해 나섰다.

한국은행이 50bp 기준금리 인하라는 '빅 컷'에 나섰으나, 최근 국내 단기자금시장에서 조달금리가 상승하는 등 자금경색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미래·한투·삼성·메리츠·KTB·부국증권 등 국내 증권사 관계자와 함께 기업어음(CP) 시장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최근 CP를 중심으로 신용경색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시장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일반적으로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해외펀드, 기업금융(IB) 딜, 그리고 경영안정자금 등을 위해 CP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피하다.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장단기 금리가 출렁이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장기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CP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야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CP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를 중심으로 최근 매입과 차환 과정의 어려움을 듣고 시장위험을 보강할만한 지원대책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당분간 금융당국은 위기관리 차원에서 비우량회사채 발행·차환 곤란으로 회사채나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대비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단기자금시장에 크레딧크런치 조짐이 있어 사전에 위험을 점검하자는 차원의 회의였다"며 "CP뿐 아니라 콜, RP 등 단기자금시장 전반을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를 위주로 단기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증권사 관련 CP 금리가 치솟고 있다"며 "자금시장의 어려움이 현실화할 경우 채권시장이나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심리가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실 CP 시장의 신용경색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기업과 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CP를 사들이는 기업어음매입기구(CPFF)를 설치했다. 정부 차원에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미국은 '머니마켓 뮤추얼펀드 유동성 지원 창구(MMLF)'를 통해 금융기관이 자산을 사들일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도 미국과 같은 MMLF 도입의 필요성을 건의했다.

한 회의 참석자는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CP를 매입하는 것은 발행기관을 돕는게 아니라 시장 위험을 막기 위해서다"며 "미국이 선제적으로 실시하는 만큼 당국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은 이같은 논의를 환영하고 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임원은 "당국이 단기자금시장을 지속해서 살폈지만, 아직 시장에서는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CP시장이 안정되지 않으면 기업으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내외 금융시장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들어오려면 초단기시장의 크레딧크런치가 없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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