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런던은 1986년 마거릿 대처 정부 이후 세계 최대 금융가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예전의 명성보다는 어려운 경제 상황의 표본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각종 규제 강화로 중국의 주요 대형은행들이 런던을 떠나 이전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현지에서 본 런던의 상황은 어떨까.

최요순 우리투자증권 런던 법인장은 최근 경제 분야에서 활기를 띠고 있는 영국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통계를 낼 수는 없지만 최근 들어 은행가가 전반적으로 활력을 얻고 있다는 평가가 많이 들린다"면서 "주요 상점의 거리를 봐도 예전의 침체된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많은 은행들이 파산하기도 하고 그야말로 몰락한 양반가의 모습이 역력했으나 이제는 좀 더 활력을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국내 5대 증권사와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7개 런던 법인은 주요 은행들이 밀집돼 있는 '뱅크(BANK)' 스트리트에 밀집해 있다.

10년 가까이를 이들 주요 은행가 분위기를 접해온 법인장으로서 현지의 분위기는 전체 경제 상황을 알려주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최 법인장은 "최근 런던은 부동산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고 금융 중심지의 역할을 점차 찾아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어 경기는 바닥을 쳤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국은 여전히 제조업 기반이 거의 무너져 관광과 금융 서비스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는 비판에 여전히 직면해 있다.

런던에서 유학하고 있는 류한은 금감원 선임 조사역은 영국이 본받아야 할 경제모델은 분명히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류 선임은 "영국은 제조업 기반이 무너진 대표적인 사례로 보면 된다"면서 "관광과 금융서비스로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경제 위기를 버틸 수 있는 제조업 기반이 취약해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런던에서 생활해 보면 사회시스템이 얼마나 불합리하게 작동하는지 알게 된다"면서 "영국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개를 키울 경우 한 달에 200파운드가 지원되는 정책이다.

부랑아들이 개를 데리고 다니며 구걸을 하러 다니는 장면을 런던 외곽지역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

영국 정부는 돈이 없는 사람들이 개를 키우면 그 개를 불쌍히 여겨 지원해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개를 키우면서 돈을 받아가는 이상한 나라가 영국이라는 평가가 나올만하다.

런던의 중심 번화가인 피카디리 서커스 에로스동상 광장에는 한국 기업의 광고가 3개 나란히 반짝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는 코카콜라와 맥도날드 등 글로벌 기업의 광고와 나란히 배치돼 있다.

200년 동안 이 광고판의 지위는 유지된다고 한다.

제조업 기반이 무너져 금융서비스와 관광산업으로 근근이 버티는 영국과 번화가에 글로벌 기업과 나란히 광고판을 접수한 한국.

경제위기를 버틸 수 있는 힘은 제조업 기반이라는 점은 영국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산업증권부 변명섭 기자)





<영국 런던 피카디리서커스 역 에로스동상 광장>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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