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 매입이 시장 안정에 기여해 큰 폭 올랐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를 다시 하회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0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8.9bp 하락한 0.932%를 기록했다. 이번주 1.4bp 내렸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5bp 내린 0.362%에 거래됐다. 주간 낙폭은 12.2bp였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0.3bp 떨어진 1.542%를 나타냈다. 지난주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70.4bp에서 이날 57.0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큰 변동성을 보였던 미 국채시장은 연준의 국채 매입에 다소 안정을 찾고 있다.

앞서 이상 급등했던 국채수익률은 내리고 폭락했던 국채 값은 오르는 등 18조 달러 이상의 미 국채시장 거래가 안정되고 있다는 조짐이 이틀 연속 나타났다.

코로나19 공포가 극대화하면서 주가 등 위험자산은 무너졌고, 시장 혼란은 커져 모든 금융시장은 코너에 몰렸다.

미 국채도 모든 자산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겠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피해 가지 못해 뉴욕증시가 기록적인 폭락세를 나타내는 와중에도 동반 하락했다. 이 기간 달러 가치는 급등해 달러를 빌려온 기업과 정부의 상환 부담은 가중됐고, 달러를 중심으로 자금시장 경색이 나타났다.

펀드매니저, 기업, 소매 투자자들이 손실을 메우기 위해 자금 조달을 모색함에 따라 최근 몇 거래일 동안 미 국채는 안전피난처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주가와 국채 값의 이례적인 동반 폭락세에 연준은 최소 5천억 달러의 자산 매입을 발표했다. 또 연준은 통화 스와프 라인을 통해 달러 유동성을 공급해 달러 시장 스트레스도 줄여나가고 있다. 달러 급등세도 다소 진정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급락 속에서도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는 데는 변동성이 커진 것은 불안정한 시장에서 딜러들이 중개 역할을 꺼린 점도 한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레버리지를 많이 늘린 트레이더들이 혼란기에 국채에서 포지션을 급격하게 풀었지만, 원활한 시장 흐름을 위한 중개 기능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이날 뉴욕증시는 다시 폭락했다. 주가가 반등하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장 유동성이 좋은 국채를 팔아야만 했던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는 만큼 다시 불안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연준의 채권 매입이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만큼 국채수익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제퍼리스는 연준이 지난 18일로 끝난 주간 대차대조표를 3천500억 달러 확대했다고 추정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대표는 "글로벌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매입 프로그램, 대출 운영 등을 통해 경제 지원, 시장 완화를 위해 올인하고 있다"며 "이 모습에 국채시장이 랠리를 보였다"고 말했다.

브라운 어드바이저리의 톰 그라프 채권 대표는 "10년물 기준으로 국채 값이 고점을 나타냈는데, 정말 고무적인 일"이라며 "사람들이 모든 것을 팔지 않는다면 그것은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올리버 존스 선임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주가 폭락과 함께 나타난 국채시장의 놀라운 약세는 인플레이션이나 부채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불 뿜는 투매에 따른 것"이라며 "증시가 추가로 하락하면 더 많은 강제 매매가 나오겠지만 디플레이션 위협에 국채가 점점 더 매력적으로 된 만큼 국채 어려움이 오랜 기간 지속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오픈도어 증권의 수잔 에스테스 분석가는 "그동안 국채시장에서 거래된 것은 혼돈이었다"고 지적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 금리 대표는 "국채수익률이 최근 고점을 되돌렸고, 국채는 위험자산과의 또 다른 비동조화를 만들어냈다"면서 "하지만 전통적인 리스크 온, 리스크 오프 움직임이 매우 단기간에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낮다"고 지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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