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이번 주(23~27일) 뉴욕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경제에 미칠 충격파를 주시하는 가운데 불안한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 등 주요국의 재정 부양책이 어느 강도로 얼마나 빨리 전개될 것인지도 중요하다.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달러 자금시장이 안정을 회복할지와 국제유가의 향배도 증시의 방향을 가를 수 있는 변수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전 세계 경제가 사실상 마비되고 있다. 각국의 국경 폐쇄 조치가 잇따랐고, 국가 및 주요 도시 차원의 봉쇄 조치도 속속 발표됐다.

이런 탓에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은 갈수록 암울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심지어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24%로 곤두박질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주는 코로나19 경제 충격을 지표로 체감하게 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됐을 지표가 본격적으로 발표된다.

미국에서는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이 발표하는 3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온다. 일본과 독일, 유로존 등의 3월 제조업 PMI도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의 관심은 특히 오는 26일 발표될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에 집중되어 있다.

실업보험 청구자는 최근까지 상당 기간 20만 명대에 머물렀지만, 골드만삭스는 이번 주 수치가 225만 명으로 폭증할 수 있다고 봤다. 각종 사업장 폐쇄 등으로 대량 실업 사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는 87만5천 명 수준이다.

지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현실로 확인되면, 투자 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얼마나 빠르게 의회를 통과할 수 있느냐도 핵심 변수다.

주말 동안에도 백악관과 의회가 협상을 지속하는 가운데,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부양책 규모가 2조 달러 이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초 1조 달러가량에서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부양책이 오는 23일 곧바로 의회를 통과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다만 민주당과의 협상이 순조롭지 못하면,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

항공 등 미국 산업계에서는 즉각적인 지원이 없으면 파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는 중이다.

독일 등 다른 주요국에서 얼마나 공격적인 재정부양책이 도입될 것인지도 중요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 중앙은행은 추가 조치를 내놓으며 시장 안정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지난주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는 물론 통화스와프 확대 기업어음(CP) 매입 및 머니마켓 뮤추얼 펀드 지원, 지방정부 채권 매입 등의 조치를 속사포로 퍼부었다.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으로 극심했던 달러 유동성 문제 등 자금시장의 경색이 다소 완화했다는 진단도 나오지만, 여전히 안심하기는 이르다.

극심한 시장의 불안으로 금융회사의 부실 사례도 나오는 중이다.

지난주 말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필요 자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로닌캐피탈의 보유 포지션을 경매 처분했다. 로닌캐피탈은 엄격한 선정 기준 및 감독이 적용되는 CME의 청산회원이었다는 점에서 우려를 샀다.

전문가들은 자금시장이 계속 불안하면 연준도 추가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회사채 매입을 전격 결정하거나 채권매입 규모 확대 등 기존 조치의 강도를 높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연준은 이미 금융위기 당시 이상의 속도로 채권을 사들이는 중이다.

인캐피탈의 패트릭 리어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난 금요일에 "이번 주 연준이 총 3천억 달러 채권을 샀다"면서 "금융위기 때도 주간 1천600억 달러가 최대였다"고 전했다.

배럴당 20달러대로 급락한 국제유가가 반등할 수 있을지도 중요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의 개입이 가시화됐다. 미국이 고위 관료를 사우디에 몇 달 간 상주시킬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다만 유가는 지난주에 미국의 개입 기대로 일시적으로 급등했다가도 양국 대립이 쉽게 해결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로 다시 폭락하는 등 여전히 불안하다.

사우디와 러시아가 증산을 예고한 4월이 다가오는 가운데,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 배럴당 20달러 선 붕괴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 경우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주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중앙은행 부양책에도 코로나19 공포로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7.3% 폭락했다. 2만선도 내주며 2016년 말 수준으로 밀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4.98%, 나스닥은 12.64% 각각 추락했다.

◇이번 주 주요 발표 및 연설

이번 주는 실업보험 청구자 수와 제조업 지표가 핵심이다.

23일에는 2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국가활동지수가 나온다.

24일에는 ISH 마킷의 3월 제조업 및 서비스업 PMI와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 등이 발표된다. 2월 신규주택판매도 발표된다.

25일에는 2월 내구재수주 지표가 나온다.

26일에는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발표된다. 4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도 발표된다.

27일에는 2월 개인소비지출 및 개인소득 지표가 나온다. 3월 미시건대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도 발표된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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