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건설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거래는 한산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재무부실 우려에 많은 건설사들이 무너지면서 건설채 시장이 거세게 흔들렸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23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유통 장외시장 개별종목 매매내역(화면번호 4505)을 보면 이달 들어 국내 장외시장에서 거래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채권 거래량은 약 2천906억6천만원으로 집계됐다.

아직 3월이 다 지나진 않았지만 지난달 전체 거래량인 8천251억4천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2월에는 HDC현대산업개발(A+)의 'HDC현대산업개발2'이 1천700억원 매매된 것을 비롯해 다액매매가 적지 않았지만 이달 거래가 가장 많은 종목은 현대건설(AA-)이 발행한 '현대건설303-1'로 600억원에 그쳤다.

GS건설과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 회사채 거래가 전무하다.

또 지난달에는 대부분의 건설채가 민평보다 낮은 금리에서 거래된 반면 이달 들어서는 스프레드가 급한 경사를 그리며 올랐다.





대림산업(AA-)의 '대림산업258-1'은 민평 대비 11.6bp 높은 1.410%에 매매됐고 롯데건설(A+)이 발행한 '롯데건설132-2'는 민평보다 10.0bp 높은 2.049%에 거래됐다.

저금리 국면에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건설채로 수요가 일곤 하지만 시장에 위험회피 성향이 강하다 보니 건설채도 타격이 불가피했다.

김민정 한화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이 강등되거나 태영건설처럼 최근 발행 성적이 부진한 종목별로 스프레드가 올랐다"고 말했다.

건설채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금리가 치솟으며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어 향배가 주목된다.

당시는 주택시장이 침체였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건설사 재무 리스크가 부각됐다.

주택시장은 12·16 대책 후에도 국지적 과열을 나타냈고 건설사들이 재무 건전성을 높이는 노력을 많이 하면서 부채비율도 낮아졌다.

김 연구원은 "차입금이 많아 부도 위험이 컸던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건설채 약세가 심하진 않다"며 "코로나 이슈로 타격이 큰 종목 중심으로 약세가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를 가동하기로 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안정될지도 주목된다.

정부는 이번 주 채안펀드의 구체적 규모와 가동 시기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운용 사례를 볼 때 매입 대상은 우량등급 회사채, 여전채, 은행채"라며 "매입 대상이 우량 기업에 한정될 경우 비우량 기업의 부도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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