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금융당국이 증권시장안정기금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 폭락한 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시장에서는 증시안정기금이 수급 측면에서 지수를 떠받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곧 발표될 기금의 규모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조만간 2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증시안정기금 조성안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규모 등은 정해진 바가 없지만, 시장에서는 5조~10조원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주식시장에도 안전판을 만들겠다"라며 증시안정기금 카드를 쓰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주식시장의 과도한 불안이 실물경제와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금융권이 공동 출자 하는 증권시장안정기금을 조성하겠다"며 "증시가 회복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면서 개별종목이 아닌 시장 대표지수상품에 투자해 주식시장 전반의 안정을 도모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안정기금은 지난 2008년 11월 금융위기 이후 약 12년 만에 부활했다. 이번에는 금융회사들이 출자한다는 점이 다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금유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들이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 운용했으며, 당시 5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증시에 투입한 바 있다.

출자한 자금으로 대표 상장기업들의 주식을 사들여 주가 폭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시장에서는 증시안정기금이 수급 측면에서 증시를 떠받칠 것이라며 특히 요즘같이 외국인 매도가 시장 흐름을 좌우할 때는 지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다만, 앞서 금융위기 때 증시안정기금에 참여했던 기관들이 주식 시장 폭락으로 큰 손실을 봤었던 점 때문에 이번에 금융권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지가 관건이다.

지난 20일 종가 기준 이달 코스피는 약 22%, 코스닥은 25%가량 하락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치료제나 백신 개발과 같이 코로나19에 대한 본질적 해법이 구체화하기 전까지는 장세 성격의 변화를 논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증시안정기금은 외국인 투매 공세에 맞서는 수급 완충 기제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가뭄의 단비 같은 긍정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최근 외국인 현물 매도의 전형이 프로그램 비차익 바스켓의 시장가 매도였다"며 "지수의 시장가 매수를 통해서 관련 파장을 상당 수준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증시안정기금의 함의는 각별하다"고 진단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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