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정부의 스와프 시장 안정화 조치 등에도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죄는 분위기는 이어지는 모습이다.

23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정부와 외환 당국의 각종 조치에도 유동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최근 외화자금시장에서 극도의 달러 가뭄 현상이 나타났고 스와프 포인트가 급락하자 정부는 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확대하는 등의 시장 안정화 조치를 냈다.

또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시장 안정화를 할 수 있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전격적으로 체결했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 경색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여전히 토로하고 있다.

스와프 시장이 정부 조치 등으로 소폭 개선되기는 했으나 오버나이트와 탐넥 등 초 단기물에서는 확연히 개선되는 모습이 아니다.

또 실제 유동성 공급이나 정책성 비드가 아직 관측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달러화의 실제 공급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관측된다.

A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초 단기물 등에서 아직 (스와프) 시장이 개선된 모습이 아니고 유동성 이슈가 남아있다"며 "실제 공급된 유동성(정책성 비드)이 없어서 언제쯤 공급될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분기 말은 조심할 필요가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B 증권사의 스와프 딜러는 "한은의 통화스와프 체결 등에도 실제로 시장에 풀린 자금이 많지 않다"며 "정부 조치로 디폴트까지는 나지 않겠다는 정도로 심리가 완화된 정도로 시장에는 달러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통화스와프 체결도 결국은 한은에서 시장에 달러를 공급해줘야 효과가 있다"며 "그러나 시중은행 등에서도 달러가 돌지 않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시중 은행과 외국계 은행 등에서는 보수적 달러 운용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리스크가 높은 플레이어들에게 신규 달러 거래를 자제하고, 달러 운용을 보수적으로 하자는 전반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혹시 모를 급박한 상황에 대비해 달러화의 운용을 평소보다 보수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달러화 운용에 대한) 특수한 오더나 방침이 내려온 것은 아니지만 외환 위기 때의 트라우마 때문에 이런 (운용)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기관에서는 현 상황에 대한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됐고 달러를 내보내지 말자는 분위기가 힘을 얻는 상태"라며 "위기가 발생했을 때 시중은행에서도 달러가 부족할 경우 패닉 상태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예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또 월말이자 분기 말이 근접한 시기적 특성상 시중 은행들에서의 유동성 공급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다른 시장 전문가는 "계절적인 요소도 우려스럽다"며 "신규 투자 증권사와 보험사 등이 환 헤지를 하는데 대부분 3개월 단위로 차환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롤오버가 분기 말에 집중돼 있는데 3월 말에 근접하면서 현물 시장에서의 달러 집중 외에 계절적인 수급 상황도 한쪽으로 몰린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국계 은행의 경우에는 몇 년 전부터 본점 차원의 달러화 자산의 관리가 강화됐기 때문에 달러화 차입이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다음 주에는 월말이자 분기 말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딜링룸 전반에서 조심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리스크 심리가 회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에셋 물량도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계 은행 본점도 달러화 대차대조표를 관리한다는 목적에 해외 지점의 달러 차입을 이전보다 어렵게 만들었다"며 "이에 따라 외은의 달러 셀바이 여력도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상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이 같은 방침은 최근 달러화 경색 상황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지난 4~5년간 이어져 온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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