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지난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국내외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등 패닉 장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달러-원 환율 주문 실수(딜미스)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짐에 따라 달러-원 환율도 레벨을 급격하게 올리면서 달라진 환율 레벨에 딜미스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환시 참가자들은 23일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이 패닉 장세를 나타냈고 달러-원 시장도 급격히 레벨을 높이면서 딜러들이 실수로 호가를 잘못 입력하는 일이 잦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부터 20일까지 거래일 중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같이 딜미스가 일어났다.

모든 딜미스는 합의 취소됐다.

이들은 급격한 변동성 장세에 호가 실수에 대한 동정론이 우세한 만큼 원만하게 취소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러나 시장이 급박하게 움직일 때 튀어 오른 호가 때문에 혼란이 가중될 수도 있어 딜러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딜미스는 외환딜러가 호가를 입력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호가를 잘못 입력하면서 생기는 주문 실수다.

서울환시 행동규범 제3장 제34조에는 '거래취소는 현재 시장 가격과 명백하게 괴리되어 체결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실행될 수 있다'며 취소 가능성을 명문화하고 있다.

'명백하게 괴리되어 체결된 경우'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문제가 있지만, 외환 딜러들은 딜미스도 거래 과정의 일부로 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딜러들은 취소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일부러 주문 실수를 하는 것은 아니라며 비이성적 가격에 대해서는 가격을 조정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고 봤다.

이들은 시장 가격과 괴리된 호가는 통상적으로 시장 변동성에 따라 1원 이하에서부터 5원 정도로 규정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아무래도 사람이 직접 호가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보니 이렇게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실수가 나올 수 있다"며 "고의적인 딜미스가 아니라면 대부분 합의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패닉 장세에서 딜미스로 환율이 튀어 오를 경우 시장에 어느 정도 혼란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협의회는 잇단 주문 실수에 대한 대책으로 지난 2015년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등의 노력으로 딜러들이 체감하는 딜미스 빈도는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딜미스 발생 가능성이 큰 개장 초 2분 동안은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종가와 5원 이상 차이가 발생하는 호가가 입력될 경우 중개사 주문 시스템에 경고 메시지를 띄우고, 호가 입력 방식도 10원 단위 호가까지 입력해야 한다.

외시협 관계자는 "최근 환율 변동성이 심하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레벨이라 딜미스가 나올 수 있다"며 "원칙적으론 안 되지만, 상대방이 동의하면 반대 매매나 주문 취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도 딜러들에게 감당할 수 있는 호가 레인지를 걸어놓으라고 권고하고 있다"며 "딜러들이 우선 신경을 써서 최대한 주문 실수가 없어야겠지만, 주문 실수 시 최대한 빠르게 처리해 시장의 혼선을 줄여야 한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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