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R(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가 강해진 가운데 달러 사재기가 이어지면서 재차 급등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보다 20.00원 폭등한 1,266.50원에 마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주가와 유가가 폭락했고 신용 경색 우려까지 더해져 달러-원 환율이 1거래일 만에 다시 뛰어오른 셈이다.

미국 재정부양책의 의회 표결을 기다리며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이어졌다.

미국 상원에서 대규모 재정부양책에 대한 절차적 투표가 부결된 데 이어 공화당이 '재투표'를 강행하기로 했다.

외환(FX)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 유동성 문제가 여전해 오전 내내 매도 호가 없이 스와프포인트가 무너졌고 현물환 시장에서도 증권사 마진콜 수요가 이어지면서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렸다.

코스피, 코스닥 시장 매도 사이드카가 동반 발생했으나 장 후반부 낙폭은 다소 줄였다. 아시아 증시에서 일본 닛케이225 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등도 큰 폭 하락해 리스크오프가 유지됐다.

상단에선 당국 경계가 강해 1,280원대 초반에선 상단이 제한됐다.

특히 개장 전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기재부 거시금융경제 점검 회의에서 기재부 내 거시금융안정팀을 신설해 매일 시장 점검 회의를 주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단기금리 변동성이 과도할 경우 시장안정을 위한 방안을 신속하게 시행하는 등 신용경색을 방지하는 데 만전을 기해 달라"고 강조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은 29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7억8천만달러) 늘었다. 그러나, 조업일수를 고려한 1일 평균 수출액은 오히려 0.4% 줄었다.

◇ 24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1,250.00∼1,280.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원화가 다른 아시아 통화보다 오버슈팅하고 있는만큼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어 당국의 스탠스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아시아 개장 후 나스닥 선물이 계속 약세를 보였고 원화 절하폭이 파운드화, 호주달러 등 다른 통화들보다 크다"며 "유로화는 일부 탄탄한 모습이었으나 달러-원은 장중 30원 이상 넘게 오르면서 심리적으로 달러 자금 수요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로 달러-원 환율이 오른다는 대전제 속에 오버슈팅하는 이유는 불안감 때문"이라며 "고점 매도는 있을 수 없고 매도하는 쪽은 매우 소극적이라 당국이 스와프 시장부터 안정시켜야 심리적인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달러-원이 예상보다 많이 올랐다"며 "지난 20일 당국의 의지로 비춰봤을 장중 1,260원 이상은 어렵다 봤는데 시작을 1,260원대에서 출발했고 미국 의회 재정부양책 부결 뉴스, S&P 500 선물 급락 등 뉴스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달러 유동성 문제와 당국의 의지가 두 가지 변수"라며 "차트상으로 하단이 과격하게 내려갔다면 시장 참가자들이 더 아래로 보고 숏플레이도 따라붙을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밀리면 사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 보이고 1,250원 부근이 저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지난 주말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달러-원 1개월물 최종 호가 등을 반영해 전 거래일 대비 18.50원 급등한 1,265.00원에서 갭업 출발했다.

개장 직후 20원 넘게 급등했고 이후 전일 종가 대비 36원까지 상승폭을 키워 1,282.5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후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나오면서 계속해서 상단이 눌린 후 장 후반부엔 상승폭을 좁혀 1,260원대로 밀려났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274.6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52억2천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34% 하락한 1,482.46, 코스닥은 5.13% 하락한 443.76에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천4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1천301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9.698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154.07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07568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101.890을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7.1213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78.24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77.30원, 고점은 179.73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69억 위안이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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