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다.

서울 채권시장 전반에서 단기 자금시장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 등이 약세 압력을 가한 것으로 풀이됐다.

2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6bp 오른 1.153%, 10년물은 10.7bp 상승한 1.718%에 거래됐다.

3년 국채선물(KTBF)은 전 거래일 대비 18틱 하락한 110.78에 거래됐다. 증권이 4천430계약 사들였고 외국인이 2천264계약 팔았다.

10년 국채선물(LKTBF)은 125틱 내린 129.25를 나타냈다. 증권이 1천456계약 매수했고 외국인이 2천221계약 매도했다.

◇ 다음 거래일 전망

시장참가자들은 다음 날에도 부진한 투자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리스크오프 흐름과 환율 움직임, 당국이 발표하는 대책 등에 주목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내일도 달러-원 환율이 제일 이슈가 아닐까 싶다"며 "트리플 약세가 이어지고 외국인이 국채선물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국내 시장 심리가 상당히 나빠졌는데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당국의 대책도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전반적으로 채권시장 심리와 보유 포지션이 모두 위축되는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며 "딱히 리스크 관리 외에는 운용할 여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의 대응에서 상황을 반전할 만한 기대를 갖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국고채 금리는 3년 지표물인 19-7호를 기준으로 전 거래일 민간평가사 금리보다 5.8bp 상승한 1.183%, 국고채 10년물 지표물인 19-8호는 2.6bp 오른 1.656%에 거래를 시작했다.

전일 미국 국채 금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시장 안정화 조치 영향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준은 한국 등 9개국 중앙은행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 등 선진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거래를 매일 시행하기로 했다. 또 머니마켓 뮤추얼펀드 유동성 지원 창구(MMLF)를 통해 지방정부 채권도 사들이기로 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0.3bp 내린 0.8542%, 2년물 금리는 13.9bp 하락한 0.3435%를 나타냈다.

국채선물은 미국 금리 급락에도 약세로 출발했다. 개장 전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양책이 상원 투표에서 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CP 금리 급등 등 국내 단기 자금시장 상황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했다.

지난 20일 CP 91일물 금리는 5bp 급등한 1.46%를 나타냈다. CP 금리는 17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시장참가자들은 당국에서 충분한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시장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에 국채선물은 하락 구간에 머무르며 등락했고 10년물은 장중 원빅(100틱) 넘게 급락했다.

단기 시장 불안에 국고채 20년물 입찰을 앞둔 헤지성 매도가 가세해 강한 하방 압력을 가했다.

이날 진행된 국고채 20년물 입찰은 전반적인 약세장 속에서 다소 부진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년물 1조460억 원은 가중평균금리 1.795%에 낙찰됐다.

이후에 국채선물은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는 등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낙폭을 다소 줄이기도 했다.

다만 국채선물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지속하다 장 막판 재차 급락했다.

한편 정책당국과 통화당국도 단기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환매조건부채권(RP) 대상 비은행기관에 국고채전문딜러(PD)와 통화안정증권 대상기관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비은행 RP 매입 대상 증권사는 11곳이 추가됐다.

또한 한은은 RP 대상 증권에 은행채를 추가한 데 이어 일부 공기업 특수채를 포함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한은은 오는 24일 14일물 또는 28일물 RP 매입을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도 다음 날 대통령 주재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금융시장 안정화방안을 논의한다.

안건은 증권, 채권시장 및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방안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콜, RP, CP, 전단채 등 단기자금시장 수급 상황과 원화 유동성 공급 채널이 적절히 작동하는지 등을 검토했다"며 "단기금리 변동성이 과도할 경우 시장안정을 위한 방안을 신속하게 시행하는 등 신용경색을 방지하는 데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2천264계약, 10년 국채선물은 2천221계약 순매도했다.

KTB는 약 8만8천26계약 거래됐고 미결제약정은 557계약 증가했다. LKTB는 3만9천327계약가량 거래됐고 미결제약정은 1천646계약 줄었다.

◇ 금융투자협회 고시금리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4.6bp 오른 1.153%, 5년물은 7.4bp 상승한 1.462%에 고시됐다.

10년물은 10.7bp 상승한 1.718%에 장을 마쳤다. 20년물은 13.9bp 오른 1.802%를 기록했다. 30년물은 12.3bp 상승한 1.768%, 50년물도 12.4bp 오른 1.768%를 나타냈다.

통안채 91일물은 1.5bp 오른 0.964%, 1년물은 1.7bp 오른 1.055%를 나타냈다. 2년물은 4.8bp 오른 1.163%를 기록했다.

3년 만기 회사채 'AA-'등급은 전 거래일보다 6.5bp 상승한 2.010%, 같은 만기의 회사채 'BBB-'등급도 8.1bp 오른 8.200%를 나타냈다.

CD 91일물은 변함없이 1.02%를 나타냈다. CP 91물은 9.0bp 오른 1.55%를 기록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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