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QE) 등 적극적인 부양책에 힘입어 상승했다.

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73달러(3.2%) 상승한 23.3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증산 경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파, 이에 대응한 정책 당국의 부양책 등을 주시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국채와 주택담보부증권(MBS)을 무한대로 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내놓은 7천억 달러 한도를 없애고 '무제한 유동성 투입' 모드로 전환한 것이다.

연준은 또 회사채 매입 등 시장에서 필요성이 제기됐던 추가 부양책도 곧바로 내놨다.

연준이 말 그대로 '무엇이든 하겠다'는 시장 안정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셈이다.

이에 따라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소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빠른 확산과 이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한 우려는 지속하는 중이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7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급속히 늘었다.

특히 미국 내 확진자는 4만 명을 넘어섰다. 중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미국에서 주민들에 '자택 대피령'을 내리는 주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 경제의 단기 전망이 극도로 암울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 미 경제가 24% 위축될 수 있다고 봤고, 모건스탠리는 30% 역성장을 예상하기도 했다.

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1조 달러 이상 규모의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존했다.

백악관과 민주당이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의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기업 구제금융 방안에 민주당이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오후 실시된 절차적 투표(procedural vote)도 또 부결됐다. 절차적 투표는 전일에도 한 차례 부결됐던 바 있다.

이런 불확실성으로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금융시장 전반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WTI도 이날 장중 한때 6% 이상 하락했다가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컸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극심한 초과 공급 우려가 지속하는 한 유가의 하락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파올로 로드리게즈 마시우 수석 시장 연구원은 "미국의 부양책에 대한 의회 가결이 지연되면서 정책 당국자들의 시장 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열기가 후퇴했다"면서 "다음 분기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하루평균 1천만 배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원유의 저장공간도 현재 생산에 대응하기에 불충분한 만큼 유가 하락 압력이 지속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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