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QE)에 급등세를 이어갔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3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6.0bp 급락한 0.772%를 기록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0bp 내린 0.312%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0.6bp 떨어진 1.336%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57.0bp에서 이날 46.0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한 연준의 적극적인 국채 매입에 미 국채 값은 지난주 이상으로 급락분을 빠르게 만회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국채 및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입 규모를 무한대로 확대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당초 연준은 채권 매입 규모로 7천억 달러를 제시했다.

연준은 필요한 만큼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한다는 추가 부양 방침 속에 이번 주에만3천750억 달러의 국채를 사고, MBS는 2천500억 달러 어치를 매입할 계획이다.

또 소비자와 기업 신용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3개의 새로운 대출 기구를 발표했다.

의회가 재정부양 패키지 통과를 두고 난항을 겪는 점 역시 미 국채 강세 심리에 일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업과 개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재정 부양책이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 합의 도출에는 이르지 못했다.

최근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나오면 신규 국채 공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는미 국채시장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판테온 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용과 유동성 접근성, 미국 재정 패키지 통과, 질병 확산 둔화 등이 우리가 회복을 위해 봐야 할 3가지 요소"라며 "연준 조치는 3가지 중 하나지만 매우 큰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재무부는 이번 주 단기물 위주로 1천13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한다.

신규 국채 공급은 기존 국채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채권매입을 늘리고 있어 입찰의 충격을 상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케네스 브룩스 전략가는 "미국 상원에서 오늘이나 내일 중 투표가 실시될 수 있겠지만, 코로나19 사망자수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염과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정책 입안자들과 투자자들은 경기 위축이 어느 정도일지와 언제 정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갖고 있다"며 "1분기나 2분기, 아니면 1년 후가 될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MUFG의 크리스 럽키 수석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발표는 연준을 버팀목으로 삼고 있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그 과정에서 나타난 신용위기 확대를 막을 것"이라며 "연준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고 있어, 국채 스프레드는 좁혀지고 주식시장은 지금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캐피털의 패트릭 리어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연준 조치에도 회사채 등 신용시장상황이 더 평온해지고 있음을 보지 못한다"며 "대부분의 트레이더는 기회가 주어진다면위험 줄이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표면적으로 일부 시장이 조금 더 긍정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많은 활동은 여전히 보류돼 있다"고 설명했다.

냇웨스트 마켓츠의 존 브릭스 전략 대표는 "회사채 매입 등이 실행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며 "미 국채처럼 그냥 가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퍼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선임 자금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재정 정책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려고 하고 있다"며 "이런 단계들은 상당히 의미 심장하지만, 여전히 다뤄야 할 모든 이슈에 대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 지도자들은 여기서 게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중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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