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세계대전 급의 경제피해를 끼치고 있다. 바이러스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전 세계 금융변수가 롤러코스터를 탄 듯 급변동하고, 바이러스 대응 방안으로 사회적 차단과 격리가 일상화되면서 실물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국가 간 경계가 강화되고 이동이 차단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끊어졌고, 집에만 머물다 보니(STAY AT HOME) 유통망은 와해되고 소비는 고갈되다시피 했다. 생산, 유통, 소비의 3단계 경제 흐름이 철저히 차단된 형국이다. 세계 지도자들은 현재의 위기를 세계대전에 비유할 정도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을 전시 대통령으로 지칭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도전이라며 위기의식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바이러스가 불러온 세계대전급 경제 위기는 금융과 실물의 복합적 위기다. 과거 금융위기가 터지고 실물경제의 침체를 불러왔던 패턴과 달리, 바이러스가 실물경제에 1차 타격을 가하고 그것이 금융경제에 2차 타격을 가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금융위기는 다시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이 과정 속에 이른바 경제 대공황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당국이 전례 없는 대책을 내놓으며 진화하려 하지만, 쉽게 잡히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러스가 언제 잡힐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오히려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스스로 소멸하지 않는 한 1년여간 이러한 국면이 계속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Recession)은 이미 눈앞에 다가왔고, 1년 동안 상황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디플레이션(Deflation)을 보게 될지 모를 일이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우려스러운 일이 한둘이 아니다.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과 채권을 팔아치우고 한국을 떠나고 있다. 이른바 트리플 하락 현상이 자고 일어나면 반복되고 있다. 세계 경제 위기에 대응해 이머징마켓을 팔고 달러 자산을 사들이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국내 금융당국에서 시장안정을 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한 박자 늦은 데다 추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점에서 국내 경제와 금융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어떤 대책을 내놔도 먹히지 않는 암울한 모습을 보면 1997년 당시 외환위기가 떠오를 정도다.

특히 걱정되는 건 삼성전자를 지금 사야 한다며 무모하게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개미들이다. 최근 증권사 객장엔 주식계좌를 만들러 오는 개인투자자들이 많다고 한다. '위기는 기회'라며 삼성전자에 올인할 기세라고 한다.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거나, 빚을 내서 투자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참으로 위험스럽다.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가 겪었던 숱한 금융 위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자산을 동시다발적으로 매도하는 건 이유가 있다. 지금은 평시가 아니라 전시이기 때문이다. 개별기업의 펀더멘털보다 글로벌 리스크가 더 엄중하게 다가오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기본 패러다임이 처절히 무너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실패는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낳을 수 있다. 섣부른 희망이 공포로 돌변하지 않기를 기원한다. (자본시장부장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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