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이해 상충 논란에 휩싸였다.

수탁위 위원 중 한명이 한진칼 주주인 정석인하학원 소속으로 국민연금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위는 한진칼 이사회가 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주주총회 안건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수탁위는 한진칼에 대한 의결권을 위탁운용사에서 회수해 직접 행사한다고 밝혔다. 수탁위는 한진칼 주총이 열리는 27일 전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을 2.9% 보유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진그룹 측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이 수탁위의 의결권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 국내 자문사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찬성을 권고했지만,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반대를 권고해 자문사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진칼 주총에서는 감사보고, 영업보고, 최대주주 등과의 거래내역 보고 등에 이어 재무제표 승인 건, 사외이사 선임 건, 사내이사 선임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등이 의결된다.

현재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한진칼의 차기 이사회 장악을 위해 한진칼은 조원태 회장 외에 신규로 6명의 이사 후보를, 3자 연합은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중심으로 한 7명의 이사 후보군을 각각 제안한 상태다.

국민연금 수탁위는 상근전문위원 3명과 가입자단체로부터 추천받은 외부전문가 6명으로 구성되는데, 외부전문가 중 한 명인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에 대한 이해 상충 논란이 일고 있다.

KCGI는 조현태 회장이 등기 이사로 재직 중이며, 이번 한진칼 주주총회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정석인하학원 소속인 허 교수가 국민연금 의사결정에 참가하는 상황은 이해 상충은 물론 국민의 자금이 투여된 공공기금 운용의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석인하학원은 한진그룹의 특수관계자로서 조원태 이사 후보가 등기이사며, 현재 한진칼 지분 2.14%를 보유해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KCGI는 "주총을 앞두고 한진그룹 관련 부당한 이해 상충의 상황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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