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연기에도 국내 보험사의 표정이 밝지 않다.

2023년 도입으로 자본확충 시간을 벌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자본 조달시장이 경색됐기 때문이다.

24일 연합인포맥스 채권 발행 현황(화면번호 4210)에 따르면 2022년까지 보험사의 만기도래하는 후순위채 규모는 총 8천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3천860억원이며 내년 1천710억원, 2022년 3천400억원으로 분포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오는 4월부터 푸본현대생명이 500억원의 후순위채 만기가 도래하며 DGB생명 100억원, 흥국화재 400억원, 메리츠화재 2천460억원, 롯데손해보험 400억원 순이다.

그나마 푸본현대생명과 메리츠화재, 롯데손보는 미리 자본 확충을 진행해 시간을 벌었다. 푸본현대생명은 작년 9월과 10월에 500억원과 1천억원을, 롯데손보는 지난해 12월 8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메리츠화재도 작년 11월 2천500억원에 이어 지난 14일 1천500억원의 후순위채를 찍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기업자금 조달 시장이 경색하면서 보험사의 자본확충 계획에 차질이 빚고 있다.

동양생명은 올해 최대 3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지만,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미국이나 아시아 금융시장 움직임에 대해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시장이 안정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발행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우량 기업조차 채권 수요예측에서 미달 사례가 나오면서 보험사도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것이다.

예컨대 하나은행이 3천억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13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는 2천700억원의 수요만 들어왔다.

코로나19로 급속히 얼어붙은 투자심리에 따라 당분간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그간 후순위채 또는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을 쌓아 온 보험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만기도래하는 후순위채를 가진 보험사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초저금리에 직면하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돼 IFRS17 도입 1년 연기 효과가 무의미해졌다"며 "자본 조달시장도 얼어붙어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을 세울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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