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달러 경색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해외 채권 매각을 통해 달러 조달에 나설지 주목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은 글로벌 시장 하락 시 해외 채권을 활용해 외화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을 세워뒀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 확대를 통해 외화 자산을 지속해서 늘렸는데, 해외 주식의 경우 위기시 평가손실로 매각시 손해를 보기 쉽고 해외 대체투자는 유동성이 떨어져 해외 채권이 유동성 확보에 유리하다.

국민연금은 직접 운용 해외 채권 중 유동성이 높은 국채 등 안정형 자산을 주로 매각할 예정이다.

국민연금 해외 채권 투자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약 30조5천억원에 달하며, 이 중 안정형 자산인 국채와 정부관련채 비중이 전체 해외 채권 중 각각 48.5%, 21.5%다. 회사채 비중은 21.9%다.

국민연금의 경우 현재 달러 부족 현상이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달러-원 환율이 금융위기 당시처럼 지속해서 오르면 해외투자에 지장이 발생할 수도 있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1,300원 선 가까이 치솟은 후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후 진정되는 듯했다.

하지만 외화자금 시장에서 달러 부족 현상이 이어지자 다시 상승세로 돌변하는 추세다.

대규모 해외 투자를 진행 중인 국민연금은 기존의 해외 투자 플랜과 해외 펀드들의 자금 요청(캐피탈 콜) 등으로 달러가 꾸준히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채권을 매각하면 국내 외환 시장을 거칠 필요 없이 자체적으로 외화 확보가 가능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자산 저가 매수에 나설 수도 있다.

국민연금은 달러 확보를 위해 당장 쓸 수 있는 외화 단기자금 한도를 6억달러까지 상향하기도 했다.

'연못 속의 고래' 국민연금이 외화를 자체 조달해 투자함으로써 협소한 국내 외환시장 영향을 줄이고, 원활한 해외투자를 위해 노력 중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고 시장에 달러가 부족할 수 있는데,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로 달러가 필요해 대응 방안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고 말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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