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배를 결정할 한진칼 주주총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원태 회장 측과 3자 주주연합 간 공방전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양측이 확보한 우호지분의 규모가 엇비슷한 박빙 양상을 보이면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한 여론전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가운데 상대 측을 최대한 깎아 내리려는 모습도 보인다.

양 측의 공방은 향후 경영계획이나 추천 인사들에 대한 경쟁력을 홍보하는 수준을 넘어 상대측에 대한 인신공격 수준의 상호 비방전의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한진그룹은 24일 주총을 앞두고 내놓은 입장자료에서 3자 주주연합이 추천한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 후보들을 두고 '항공산업에 무지한 비(非) 전문경영인들'이라고 깎아 내리고,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의 경영을 맡게 된다면 6개월도 견디지 못하고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이다"며 거친 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도 비열하고 저급한 인신공격성 주장을 계속하고 있는 곳은 조현안 주주연합이라며 화살을 돌렸다.

이어 "일개 투기 야합세력이 회사를 벼랑 끝에 몰아 넣고 있는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진그룹이 이처럼 공세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3자 주주연합이 조원태 회장을 포함한 한진그룹 내 경영진들의 경영 능력을 강도 높게 비판해 온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이 강하다.

그간 3자 주주연합은 대한항공의 부실한 재무구조를 거론하면서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경영실패'를 지속해서 주장해 왔다.

3자 주주연합은 지난 22일 발표한 입장에서 "대규모 순손실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을 소폭 냈으므로 경영실패가 아니라는 것은 정상적인 기업이나 합리적인 경영진이라면 도저히 내세울 수 없는 주장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진그룹의 논리는 낙제를 하고서도 퇴학을 당하지 않았으니 성공이라고 강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공격했다.

그러면서 "호황기에도 적자를 낸 조원태 등 현재 경영진에게 위기 상황을 맡기는 것은 마치 음주운전자에게 차량의 핸들을 건내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까지 했다.

3자 주주연합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원태가 경영하면 3년내 망한다"는 조 전 부사장의 말을 전언 형태로 공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된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해 '조원태 책임론'을 집중적으로 부각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한진그룹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3자 연합을 '외부세력'으로 칭했던 한진그룹은 최근에는 수위를 높여 '투기세력', '야합세력' 등으로 부르고 있다.

그러면서 "논리적 근거도 없는 조현아 주주연합의 상습적인 반복 주장이 이제는 지겹다"고까지 했다.

아울러 3자 연합이 정리해고를 압박카드로 임직원들을 통해 우호지분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추악하고 명백한 거짓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양측 모두 주총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막판까지 상대방에 대한 흠집내기가 더욱 치열해 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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