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 채권 매수 심리가 부진에 빠지면서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상승했지만, 보험사를 중심으로 그나마 매수 여건이 개선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월초부터 금리가 급락해 역마진 문제가 심각했던 상황과 비교하면 현재 상황이 반드시 나쁘지만은 않다는 평가와 함께 지금 레벨에서 추가로 금리가 크게 상승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장기물 매수 움직임도 감지된다.

24일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0.7bp 상승한 1.718%를 기록했다. 초장기채 20년물과 30년물 금리도 각각 13.9bp와 12.3bp 오른 1.802%, 1.768%를 나타냈다.

단기 자금시장 불안이 채권시장 심리 전반을 크게 위축시킨 가운데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 등이 더해져 금리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됐다.



<국고채 10년물 19-8호 캔들차트>



이 가운데 보험사 입장에서는 현재 금리 레벨이 분할 매수를 시작하기에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이제는 기준금리와 대비해 금리 상승이 8부 능선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며 "시장에서 장기물과 공사채 매수가 아예 나오지 않다가 이제는 조금씩 하나둘 나오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묻지마 매도에서 어느 정도 선별적 매수가 가능한 레벨에 다다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한국은행이 긴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로 50bp 전격 인하해 전일 국고 10년물 금리는 기준금리와 96.8bp 스프레드 차가 존재한다.

다른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고 10년물 금리가 1.7~1.8% 사이에서는 매수로 대응하는 게 편하다"며 "지금 들어오는 자금을 집행해서 사기에도 어렵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일) 국고 20년물 입찰이 다소 약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응찰률 자체가 낮지는 않았다"며 "지금 무조건 매수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 레벨이면 사야겠다는 정도의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보험사가 만기가 긴 국고채를 비롯해 주택저당증권(MBS) 등 우량한 등급의 채권까지 매수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역마진 부담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통상 MBS는 국고채 대비 추가 스프레드가 더해진 높은 금리 수준에서 낙찰되는데 지난번 MBS 2020-8회차 입찰에서 MBS 10년물 금리는 국고채 대비 22bp 높은 수준에서 낙찰됐다. MBS 20년물 금리도 26bp 높게 낙찰됐다.

한편 보험사가 단기 구간 채권을 팔고 장기물 채권 매수에 집중하는 움직임도 관측됐다.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거래 종합(화면 번호 4565, 상위 3개 순매수 순매도 기준)에 따르면 지난주 보험사 및 기금 계정은 2020년 6월과 10월 만기인 통안채를 7천100억가량, 2021년 3월 만기 토지주택채권 1천850억 원 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고 10년물 19-4호와 19-8호를 1조 원 넘게 사들였고 30년물 20-2호도 5천400억가량 매수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전일) 20년물 입찰에서 엔드 수요는 있었던 것 같다"며 "지난주 10년물과 30년물에서 보험사가 외국인과 함께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보험사를 제외한 시장참가자들은 시장 심리가 취약해 매수 레벨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리 레벨만으로 채권시장 전반에 지지부진한 흐름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지금은 레벨로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며 "외국인이 주식뿐 아니라 국채선물도 계속 팔고 있어서 매수 레벨이 큰 의미가 없어 지금은 아무도 액션을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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