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항공은 디폴트 공포 반영



(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보잉을 비롯한 미국 항공업계 기업들이 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실적이 붕괴하면서 신용부도스와프금리(CDS)가 급등하는 등 신용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연합인포맥스의 글로벌 크레딧 차트 화면(화면번호 2494번)에 따르면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619.35bp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잉의 CDS 프리미엄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기 시작한 1월 초부터 조금씩 오르기는 했다.

지난 1월 10일 55.62bp였던 보잉의 CDS 프리미엄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인 대유행(팬데믹) 국면으로 확장되기 전인 2월 21일 62.70bp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을 본격적으로 잠식하고 전 세계적으로 이동 금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보잉의 실적 전망도 급격히 악화했고 CDS 프리미엄도 매우 가파른 속도로 치솟았다. 지난 한달 사이 상승폭은 10배에 이른다.

이 기간 기업 신용등급도 잇달아 강등돼 보잉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보잉의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Baa1'으로 강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이번 달 보잉의 등급을 'A-'에서 'BBB'로 내렸다. 737 맥스 비행기 문제로 지난해 12월 'A'에서 'A-'로 내린 데 이어 석 달 만에 등급을 한 단계 더 내린 것이다.

S&P는 올해 보잉이 최대 120억달러의 현금 순유출이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여파로 현금 흐름이 악화하는 만큼 등급이 추가로 강등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이아몬드힐캐피털매니지먼트의 빌 족스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보잉의 현재 CDS 가격은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다"고 말했다.

신용 위기는 보잉뿐 아니라 항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항공 엔진 등을 생산하는 제너럴일레트로닉스(GE)의 5년물 CDS 프리미엄도 2월 말 70.92bp에서 현재 416.97bp로 6배 급등했다.

현재 GE의 매출 중 3분의 2 이상은 상업용 제트엔진 사업 부문에서 나온다. 문제는 지난해 보잉의 737맥스 항공기가 부실 논란에 휩싸이면서 이 항공기의 유일한 엔진 공급업체인 GE 또한 타격이 컸다는 점이다.

GE는 또한 부채가 910억달러에 이르고 올해 133억5천만덜러어치의 채권이 만기를 맞는 데다 1분기에는 항공기 수요 급감으로 현금 순유출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미국 항공사 델타항공의 CDS 프리미엄도 2월 말 82bp에서 현재 653bp까지 8배 뛰었으며 아메리칸항공 또한 같은 기간 155bp에서 1천394bp로 10배 가까이 급등했다.

족스는 CDS 프리미엄이 1천bp를 넘어서면 디폴트(채무불이행) 공포가 반영된 것이라며 "아메리칸항공의 신용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디폴트 위험에 처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메리칸항공은 상당한 규모의 유동성과 부채 없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환경은 잔혹하다"고 말했다.





※ 보잉 CDS 프리미엄 및 신용등급 추이





※ 아메리칸항공 CDS 프리미엄 및 신용등급 추이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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