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장 '쇼크'가 2008년 금융위기와 비견되는 가운데, '큰 손' 해외 연기금들의 당시 대응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해외 연기금들은 자산 배분 정책 변경과 보험료율 조정, 저가 매수 등으로 위기관리에 나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 연기금들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대규모 손실을 봤으나, 2009년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와 일본 공적연금(GPIF),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캘퍼스),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의 2008년 운용수익률은 각각 마이너스(-) 18.6%, -7.6%, -27.8%, -20.2%였으나, 2009년 수익률은 각각 14.9%, 7.9%, 12.1%, 20.2%로 턴어라운드했다.

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연기금들은 위험자산인 주식 비중이 절반 이상이었고, 이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타격을 심하게 받았으나 수익률 회복도 빨랐다.

CPPIB와 GPIF, 캘퍼스, ABP의 포트폴리오 중 2007년말 주식 비중은 63%, 24%, 60%, 51%였다.

캘퍼스는 2008년 시장 변동성 하에서 손실 폭이 컸는데, 금융위기 당시 사모펀드 등에서 자본납입(캐피탈 콜) 요구 등으로 자금 압박을 받기도 했다.

캘퍼스는 2008년 말 투자했던 사모펀드 지분의 26%를 매각했는데, 이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9%에 해당한다. 다수의 소규모 펀드를 정리하고 소수의 대규모 펀드에 집중하는 것으로 정책을 변경했다.

또 원래 3년마다 전략적 자산배분안을 조정했으나,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를 매년 조정하는 것으로 바꿨다.

ABP는 2008년 말 부채대비 자산 비율이 90%로 하락했는데, 운용수익률 저조로 자산가치가 하락하고, 금리 하락으로 부채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ABP는 이에 노령연금 및 유족연금의 보험료율을 한시적으로 올리고, 기금 포트폴리오를 변경해 투자위험을 낮추는 전략을 썼다.

CPPIB는 당시 금융위기를 투자 기회로 보고, 신중하게 위험자산 투자를 지속하되 저평가된 우량자산의 매입에 주목했다.

CPPIB는 지속해서 현금 유입이 되고 초장기 투자 기간을 가졌기 때문에 전술적 차원에서 저가 매수가 유용할 것으로 봤다. 2008년 말 기금의 48%가량이 캐나다 국내 자산에 투자되고 있었는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해외 분산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연기금 관계자는 "금융위기가 선진국 연기금 재정 상태에 영향을 줬으며, 이에 기금운용 정책과 보험료율 인상 등을 고려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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