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이 출렁이며 여신업계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자금 조달 수단의 발행여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5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리, 유가, 환율 등 주요 거시지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해외 ABS 등 발행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신용카드가 지난 2000년 하반기 신용카드 자산을 기초로 유동화를 시작한 이후 2003년 카드대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ABS 발행은 해외 발행분을 중심으로 전년대비 절반 이상 급감한 경험이 있다.

2003년에는 해외 ABS가 1조1천272억원으로 전년도 3조2천303억원에 비해 65% 급감했고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에는 1조5천억원 수준에서 8천억원대로 48% 줄었다.

외화 유동성 우려는 카드사의 해외 ABS 발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19일 달러-원 환율이 오전 한때 1,296.00원까지 급등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지난 2009년 7월 15일 고점 1,289.00원 이후 최고치로 올라서는 등 불안감이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여전히 기획재정부로부터 해외 ABS발행에서 일정 한도를 부여받고 있어 이를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는 ABS 신규발행을 하지 못하도록 카드사별로 10억~20억 달러가량의 일정한도를 부여하고 만기가 돌아오면 차환 목적으로 발행하는 것만 허용하고 있다.

ABS는 특성상 카드사의 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되기 때문에 높은 신용등급으로 발행이 가능해 조달금리도 그만큼 낮지만, 유동성 규제에 가로막혀 있는 셈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해외 ABS 발행 등 완화를 요청했지만, 외화 유동성을 관리한다는 기재부의 스탠스가 바뀌지 않았다"며 "올해는 해외 조달이 더 힘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나카드가 지난달 MUFG(Mitsubishi UFJ금융그룹)은행과 HSBC은행 공동주관으로 3억달러(3천477억원)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에 성공한 이후 사실상 올해 해외 ABS 발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카드사의 ABS는 5조원 규모로 발행됐고 해외 ABS는 이 가운데 10%가량인 5천억원 수준이다.

양승용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전염병 확산으로 주요 거시여건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ABS 부문의 유동화 자산 건전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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