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4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재정 부양책의 의회 통과가 임박했다는 기대로 폭등했다.

미 국채 가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 피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하락했다.

달러 가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에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부양 기대도 커져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부양책의 의회 통과 기대 등으로 상승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 등 주요 관계자들이 잇달아 합의가 임박했다는 발언을 내놨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정부와 의회가 논의 중인 부양책 규모는 1조6천억 달러에서 2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은 이날 콘퍼런스콜(전화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경제 지원을 위해 '필요한 무엇이든 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천명했다.

이들은 부양책을 필요한 기간 만큼 충분히 유지하겠다는 다짐도 내놨다.

G7은 또 산유국에 글로벌 경제 안정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지원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에 저유가 경쟁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4월 12일인 부활절 전까지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완화해 경제 운영을 정상화하길 바란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미국과 유로존, 영국 등 주요국의 3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서비스업 위주로 사상 최저치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에너지가 16.31% 폭등했다. 산업주도 12.75% 올랐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는 부진했지만, 예상된 결과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IHS마킷에 따르면 3월 미 제조업 PMI 예비치(계절 조정치)는 49.2로, 전월 확정치 50.7에서 하락했다. 최근 127개월 사이 가장 낮았지만, 시장 예상치 42.5는 웃돌았다.

3월 미 서비스업 PMI 예비치(계절 조정치)는 전월 49.4에서 39.1로 대폭 낮아졌다. 2009년 후반 자료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다. 시장 예상 42.0도 하회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신규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4.4% 감소한 연율 76만5천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전망치 0.9% 감소보다 부진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3월 제조업지수가 전월 마이너스(-) 2에서 2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향후 6개월 업황에 대한 기대지수는 큰 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12.98포인트(11.37%) 폭등한 20,704.9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9.93포인트(9.38%) 뛴 2,447.3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557.18포인트(8.12%) 폭등한 7,417.86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1933년 약 87년 만에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 올랐다.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과 이에 대응한 각국 정부 및 중앙은행의 대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부양책이 곧 의회에서 합의될 것이란 기대로 위험자산투자 심리가 지지받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전일 무제한 양적완화(QE)와 회사채 매입 방침을 발표하는 등 유례없는 경기 부양에 나선 가운데, 대규모 재정 정책이 가세하면 시장 안정화에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가 크다.

다만 의회에서 부양책이 합의됐다는 소식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미국 곳곳에서 진행 중인 봉쇄 조치가 우려보다 빨리 풀릴 수 있다는 기대도 주가 상승을 지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섣부른 봉쇄 해제가 문제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여기에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 속도가 다소 둔화했다는 진단이 나오는 점도 투자 심리에 도움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뉴욕주 등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1만 명을 돌파했고, 미국 확진자는 5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지표 부진도 계속 확인되는 중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각국 재정 및 통화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시장의 극심한 불안이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대표는 "시장 관점에서 (불안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면서 지난 월요일부터 증시에서 매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반드시 시장이 반등할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미친듯한 변동성은 상당 부분 해소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13% 상승한 61.6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4.1bp 상승한 0.813%를 기록했다. 장중 0.897%까지 올랐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7.0bp 오른 0.382%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6bp 상승한 1.362%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6.0bp에서 이날 49.2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이 기다리는 코로나19 재정 부양책이 합의에 가까워진 것으로 관측돼 미 국채 값은 하락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이날 최종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도 이어졌다.

다만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다시 700명 넘게 증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채수익률은 장중 고점에서 빠르게 상승 폭을 축소했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추진 중인 경기부양 법안 처리는 상원에서 또 가로막혔다.

이에 실망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무제한 양적완화(QE)에도 뉴욕 증시는 다시 큰 폭 하락했지만, 이날은 통과 기대에 폭등했다.

미국 정부가 대규모 재정 부양 패키지를 내놓게 되면, 신규 국채 공급이 늘어나고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전망이 개선되는 등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이는 미 국채 약세 요소로 작용해왔다.

전 세계 산업활동 지표는 대폭 둔화했고 국채 입찰은 약했지만, 코로나19 이슈가 워낙 강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3월 유로존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에 이어 미국의 합성 서비스업 PMI 예비치도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지만, 예상된 부분이었다.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400억 달러 규모의 2년물 입찰 수요는 약했다.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바이러스 억제 노력과 경제 지원 등 지난 2주 동안 많은 정책이 움직였지만, 시장은 최종 회복의 성격과 시기에 관련된 가격 반영 부분에서는 여전히 맹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픽텟 웰스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가우드 재량 포트폴리오 관리 대표는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기업들에 자금을 제공하려는 연준과 다른 중앙은행의 움직임은 완전한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필수적"이라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충분치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적 피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단호한 조치 없이 전 세계 경제를 지원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코로나19가 더 오래 갈수록 경제적 영향은 더 커지고, 이 경우 재정과 통화 정책 대응은 불충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너스톤 매크로는 "코로나19 위기가 지나가도 빠른 성장 회복은 불가능하며, 완전한 회복에 2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현재 금융 여건은 경제가 6개월 후에도 2.3% 위축된다고 암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루미스 세일스의 브라이언 케네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불행히도 현재 가장 중요한 숫자는 보고된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인데, 이탈리아에서 다시 큰 폭의 증가가 보고됐고 그 소식에 약간의 매도세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유럽과 미국에서 확진자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있고, 증가 곡선이 평평해질 것이라는 희망 역시 있다"고 덧붙였다.

TD 증권 분석가들은 "연준의 사실상 무제한 QE 약속으로 인해 국채수익률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수익률 곡선을 추가로 움직일 것"이라며 "실질과 명목 10년 금리에 모두 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미국 동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50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310엔보다 0.193엔(0.17%)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774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7270달러보다 0.00470달러(0.44%)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0.11엔을 기록, 전장 119.42엔보다 0.69엔(0.58%)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63% 내린 101.937을 기록했다.

최근 달러 인덱스는 103선에 육박하며 3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최근 연준의 전례 없는 정책들이 유동성 공급에 맞춰져 있는 만큼 달러를 끌어 올린 유동성 우려가 일단은 줄어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연준은 전일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무제한으로 늘리기로 했다.

신용시장을 부양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미쓰비시 트러스트 뱅크의 고이치 고바야시 외환 수석 매니저는 "달러 펀딩 여건이 여전히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일주일 전보다는 약간 완화했다"며 "연준이 달러를 쏟아붓는 동안 자금이 경제 구석구석으로 흘러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롬바르드 오디에의 바실레이오스 키오나키스 외환 전략 대표는 "연준 조치는 전례 없고, 이런 외부 충격이 더 광범위한 자금 위기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데 극도로 선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최근 조치는 단기적으로 얼어붙은 달러 자금시장이 다른 곳으로 확산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그러나 최근 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 등을 보면 실물 경제충격은 훨씬 더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키운다.

이에 미국 정부는 대규모 부양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는데, 곧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에 주가와 유가가 급등했다.

달러는 더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엔에만 강세였고 대체로 하락했다.

위험 심리를 대표하는 호주 달러는 달러에 1.56% 올랐다.

코메르츠방크의 울리치 루크만 외환·상품 분석 대표는 "더 많은 나라가 경제를 봉쇄하는 엄격한 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전 세계 경제는 가까운 미래에 대규모 제약을 받을 것"이라며 "시장은 급속도로 리스크 오프 모드로 돌아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달러를 끌어올린 조달 스트레스가 다소 잦아들어 유로는 달러에 장 초반 1% 가까이 올랐지만, 달러 선호도 여전해 상승 폭을 다소 축소했다. 지난주 최근 35년 사이 최저 수준을 나타냈던 파운드-달러는 2.38%라는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MUFG 은행의 데렉 할페니 글로벌 시장 분석 대표는 "연준이 해외에 더 많은 달러를 공급하려는 조치가 외환시장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하지만 특효약이 없는 상황이며 달러 유동성이 다시 압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킷 주케스 수석 외환 전략가는 "자금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연준의 새로운 정책에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달러가 약해졌다"며 "연준의 통화스와프 라인 확대 결정은 달러 자금 경색을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됐는데, 앞서 달러 수요는 주로 파운드와 유로 시장에 몰려 있었다"고 지적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올리버 알렌 이코노미스트는 "최악의 상황을 확실히 넘기기 전까지 안전 피난처로 달러가 계속 하락할 것 같지 않다"며 "달러 강세는 기축통화 역할을 반영했는데, 미국 밖의 은행과 기업들이 달러를 얻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면서 금융시장에 부담을 줬다"고 지적했다.

라보뱅크 분석가들은 "코로나19가 위험 심리를 해친다면 이머징마켓 통화는 단기간 더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다"며 "안전통화 선호와 달러 수요 급증에 따라 단기적으로 이머징마켓 통화 약세가 더 가속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5달러(2.8%) 오른 24.0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선 각국 정부 및 중앙은행의 부양책 등을 주시했다.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부양책의 의회 통과가 임박했다는 기대로 원유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소 개선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전일 무제한 양적완화 방침을 밝히는 등 통화 당국의 전방위적인 대응도 이어지는 중이다.

금융시장의 극심한 불안이 다소 진정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의 강세는 유가에 부정적이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시장 안정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원유 동맹 관계 형성도 검토되고 있다고 말한 점도 유가의 상승을 지지했다.

다만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세계 경제의 침체와 원유 수요 급감에 대한 우려는 지속하는 만큼 유가의 상승 폭이 제한됐다.

사우디와 러시아 등의 유가 전쟁 해법이 가시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황이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유가의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웨인버그 연구원은 "원유 시장의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매우 의문스럽다"면서 "수요 측면의 악재들이 연일 쏟아질 뿐만 아니라 전례 없는 산유국 간 저유가 전쟁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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