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5일 서울채권시장은 주식시장 흐름에 주목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양상이다.

미국 금리 상승 등 위험자산의 반등과 분기 말 환매 등이 겹치면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전일 정부가 내놓은 금융시장 안정 프로그램이 뒤늦게 채권시장에 훈풍을 가져올지는 지켜봐야 한다.

전일 미 금리는 미국 의회가 대규모 부양책을 통과시킬 것이라는 기대에 약세를 보였다. 미 10년물은 6.03bp 상승한 0.8483%, 2년물은 7.13bp 높은 0.3896%에 거래를 마쳤다.

미 금리 상승 폭이 작지는 않았지만, 주요 주가지수가 폭등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상승은 아니었다. 다우지수는 11.37% 폭등했고 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9.38%, 8.12% 급등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논의 중인 부양책 규모는 1조6천억 달러에서 2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부양책은 결국 재정으로 조달해야 하므로 채권 발행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은 컨퍼런스콜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경제 지원을 위해 필요한 무엇이든 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서울채권시장은 미국이 발표할 대규모 부양책이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를 회복할지에 관심을 갖고 지켜볼 전망이다. 전일 코스피가 8.6% 급등하면서 1,600선을 회복하는 등 초강세를 보인 데 이어 뉴욕증시 폭등을 한 번 더 반영할지도 살펴봐야 한다.

지난 1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국고채 3년물은 9.7bp, 국고채 10년물은 26.7bp 급등했다. 위기 우려에 한국물이 트리플 약세를 보였지만 위험자산이 가격이 반등할 때 채권 금리가 주식의 상승 폭만큼 강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다.

각국의 확장적 재정정책은 결국 공급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한국도 전일 100조원 규모의 민생 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당초 50조원에서 두 배로 늘었다. 한국은행이 절반 정도를 부담한다고 해도 금융권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도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이들은 결국 은행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 한은이 은행채와 특수채를 RP 매입 대상 채권에 넣는 등 유동성을 추가로 지원한다고 해도 채권 발행 자체가 늘어나는 데 따른 부담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게다가 정부도 올해 국고채를 28% 늘린 130조원 발행하기로 했고, 여기에 추경용 적자국채가 더해졌다. 2차 추경이 진행될 경우 채권 공급 부담은 더해질 전망이다.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한은의 RP 매입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2% 부족하다. 당장 분기말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증권사들은 4월부터 적용되는 조치들이 답답하다. 한은이 RP 매입이 언제든 준비되어있다고 하지만 RP 담보채권은 이미 담보로 맡긴 상태다. 채권시장은 힘겨운 보릿고개를 스스로 극복해야만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동안 시가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던 크레디트 채권 금리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됐다. 은행채 1년물은 이틀 사이에 8.8bp 높게 고시됐고 카드채 1년물은 14.3bp 급등 고시됐다. 크레디트 채권 금리는 민평보다도 더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지만 민평에 반영되는 속도는 상당히 느리다. 그런데도 이틀 사이에 민평 금리가 상승 반영되면서 크레디트 채권을 보유한 기관의 시가평가는 악화하게 됐다. 분기 말을 앞둔 상황에서 손실 폭이 커진 기관은 다급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나마 다행인 건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일 3년 국채선물을 4천51계약 순매도했고 10년 국채선물은 245계약 순매수로 전환했다.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내던지다시피 했다. 매도가 주춤해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심지어 현물시장에서는 매도 움직임을 감지하기 어렵다.

전일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30.25원에 최종 호가했다.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4.0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49.60원)대비 15.35원 내렸다. (금융시장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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