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은행 고객들이 정기예금에서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이나 증권계좌로 옮겨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향후 투자기회를 노리겠다는 인식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주요 시중은행의 MMDA 잔액은 104조9천810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9% 정도 급증했다. 지난달에 전월대비 3.65% 오른 것과 대비하면 큰 폭의 상승세다.

MMDA는 정기예금과 달리 보통예금처럼 입출금이 자유롭고 각종 이체와 결제가 가능하다. 시장상황을 지켜보며 단기로 운용할 대기성자금으로 이용된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도 3천만개를 돌파하며 경제활동인구를 웃돌았다. 금융투자협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3천1만8천232개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에 의해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저가 매수에 나서거나 저가매수를 대기하고 있는 부동자산으로 풀이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을 투자 기회로 보고 직접 투자를 원하는 사람은 증권계좌로 자금을 옮기는 것이고, 금융위기 땐 지수가 1000선 밑까지 떨어졌으니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사람은 MMDA로 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하락장을 보였던 코스피지수나 삼성전자 등과 같은 우량주는 외국인 투자자가 줄어든 반면 개인 투자자의 매수는 계속해 늘어난 바 있다.

3월 들어 지난 24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9천200만주 이상 순매도했다. 이 자리를 개인들이 8천500만주 이상 순매수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대표종목 위주로 신용 베팅을 하는 개인 주체들은 20~60대 사이로 다양하다"며 "폭락장에서 대형주 매수 후 장기 보유 또는 단타 수익을 실현하려는 성향이 혼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기를 기회로 삼는 성격의 매수는 적절한 전략"이라면서도 "국내 증시가 추가로 급락할 때 이를 버티지 못하고 청산하려는 개인이 늘어난다면,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수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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