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미국 상업용모기지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휘청일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손님이 끊긴 업체들이 임차료를 내지 못하는 게 이유다.

저널은 "(업체가) 코로나19로 문을 닫는 동안 임차료 납부를 미루면 파산과 해고를 피할 수 있지만, 임대업체와 대출은행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널은 미국 전역의 식당, 영화관, 체육관, 사무실 등이 코로나19로 내달 1일에 임대료를 낼 수 없을 듯하다고 진단했다.

임차료 수입이 없어 많은 임대업자가 모기지대출을 갚지 못하면 은행은 대출을 감가상각하고 손실을 메우기 위한 자금을 조달해야 할 수 있다.

실제로 부동산은 최근 시장 폭락세 속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 중 하나다. 부동산 가치가 추락할 수 있다는 투자자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상업용모기지부채 규모는 8년 전보다 33% 늘어난 3조달러(약 3천710조원)에 가깝다.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수준을 훌쩍 넘는 숫자다.

거물 투자자들은 이미 상업용모기지를 금융시스템 내 문제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칼 아이칸은 이달 초 "상업용부동산이 붕괴하겠지만, 아무도 여기에 관심이 없다"며 상업모기지 채권 시장에서 공매도 중이라고 밝혔다.

아이칸은 최근 몇 년간의 상업용부동산대출 급증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의 주택 거품을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펀드 운용사 콜로니 캐피털의 토마스 버락 회장은 안정적이었던 부동산이 갑작스레 현금 흐름을 창출하지 못한다며 상업모기지시장의 경색 가능성을 경고했다.

버락 회장은 "신용위기와 장기적인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해서는 이 어렴풋한 유동성 위기를 힘을 합쳐 해결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부동산 중개회사 콜리어 인터내셔널의 브래들리 멘델슨 부회장은 많은 임대업자가 "임대료를 내지 않으면, 모기지를 갚을 수 없다"는 식의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

보험정책이 일부 손실을 보상해줄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전염병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까지 보장하지 않는다는 게 중개업체와 임대자의 입장이다.

WSJ은 "소매업체만 어려운 게 아니라 임대자와 중개업체는 사무실 임차인들로부터 무더기로 임차료 구호를 요청받고 있다"며 광범위한 위기를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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