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콜ㆍ부동산PF 우려…CP 발행도 급증

삼성증권 "유동성 충분해 문제 없다"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노현우 기자 = "삼성증권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중심에 있다"

최근 국내 단기자금시장에서 신용경색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장에서 나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도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시장을 면밀하게 보면서 삼성증권의 불안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최근 CP금리도 꾸준히 상승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맞물려 한때 연 1.36%까지 떨어졌던 91일물 CP 고시금리는 전일 연 1.65%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이달부터 시작됐다.

보통 CP로 자금을 조달하지 않는 삼성증권의 발행액이 큰 폭으로 늘기 시작해서다. 삼성증권은 CP 발행 잔액은 지난 3일 1천400억원을 시작으로 19일 1조원을 넘었다. 23일부터 순상환 기조로 돌아서면서 25일 현재 5천200억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삼성증권의 CP 발행이 폭증한 시기는 해외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압박을 받는 시기와 일치한다. 유동성 우려에 일단 CP를 발행해 달러로 환전한 뒤 추가 증거금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증권은 자체 헤지 비중은 80%에 달한다.

삼성증권 등 증권사의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우리나라의 달러-원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의 고위 관계자는 "해외 쪽은 당연히 달러로 메워야 하는데 FX 스와프를 통해서 달러를 조달하기에는 금액이 너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 3일 1,191.5원에서 시작한 달러-원 환율은 19일 1,285.70원으로 치솟았다. 물론, 삼성증권만 아닌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도 여기에 일조했다.

다만, 삼성증권의 ELSㆍ파생결합증권(DLS) 관련 헤지 규모가 7조2천40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5조5천60억원), 미래에셋대우(3조5천420억원)보다 규모가 커 단기자금과 환율 시장의 불안정에 더욱 크게 영향을 줬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또 다른 뇌관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은 주요 PF 사업에 대해 매입 확약을 해주는 것으로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했고, 신용경색이 불거지면서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분기에만 에프엔청량리제일차, 에프엔피에프명륜, 와이제이에스일산제일차 등 주요 PF 17개에 매입 확약을 했다.

보통 이와 같은 부동산 PF 확약은 3개월마다 발행하는데, 해당 물량이 시장에서 팔리지 못할 경우 삼성증권이 전부 떠안는 구조다. 회사채의 총액인수 개념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신용경색이 되면 PF 물량의 롤오버가 쉽지 않다"며 "정부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사태로 롤오버 측면에서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달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삼성증권의 부동산 PF 매입 확약 물량은 5천309억원이다. 전체(2조617억원)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그 뒤를 잇는 하이투자증권(3천354억원), 메리츠종금증권(1천950억원), 한국투자증권(1천781억원)보다 많다.

이와 같은 리스크 노출은 삼성증권이 지난 20일 CP 발행 한도를 1조5천억원 증액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증액 규모는 자기자본의 30.31% 수준이다.

당국 관계자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단기자금 발행, 유통시장을 예의주시해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이 부동산 PF로 막대한 이익을 거두자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삼성증권이 3~4년 전부터 뒤늦게 적극적으로 나섰다"면서도 "삼성증권만 아니라 부동산 PF 활발히 하는 곳들은 모두 리스크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증권사에 5조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계획을 발표한 점은 시장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마진콜 이슈는 지난주, 지지난 주에 이미 마무리됐다. 지수가 오르면 증거금을 돌려받는 구조여서 큰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PF에 대해선 "유동성이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우량한 증권사로 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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